[오피니언-사진이야기] 매칸더, 비

2009-07-16     정기훈 기자

 
비가 많이 와 집 여러 채를 휩쓸었고 때때로 사람 몇이 죽었다. 사람 길이던 곳은 물길로 바뀌었고 언덕은 무너져 평지가 됐다. 드센 바람에 날린 가로·세로 40미터, 높이 15미터의 철골천막이 민가를 덮쳤으며 뿌리 깊던 나무가 자동차를 찍어 눌렀다. 빗물이 중력방향을 거슬러 옆으로 또 위로 휘몰아친 탓에 빨강·파랑 우산은 찢어진 우산과 다르지 않았다. 어두운 하늘을 벼락이 갈랐고 꽈르릉 천둥이 뒤따랐다. '물에 빠진 쥐' 꼴을 한 사람들이 고개를 숙인 채 고해성사를 되뇌며 걸었다. 잠시 비가 그치고 직권상정 ‘폭풍전야’ 국회의사당 너머로 하늘이 열리는데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

위기에 처한 세상, 저기 돔이 하늘처럼 열리고 ‘매칸더 (Mekander B,이하 MB)'가 날아올라 랄라랄라 랄랄랄라 공격 개시! 친환경 에너지는 시간이 얼마 없다. 국회 안 매칸더 세 용사 단결해 무적의 MB 되어 직권상정 방해하는 악의 무리를 무찌른다. 용감히 싸운다, 매칸더~~비! 비바람 드셌던 날 떠오른 B급 로봇 판타지 혹은 리얼 호러. 혹은 믿음직한 우리들 '매칸더 브이(V)'의 슬픈 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