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으로 일자리창출·생활스타일 변화 이끌어야”

산업연구원 토론회 … 기존 산업 녹색화·신성장 분야 개척, 이중 접근 필요

2009-06-29     김봉석 기자
종전 산업을 녹색화하는 한편 새 녹색성장 분야를 개척하는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성장은 환경과 경제성장을 조화시키는 경제전략이 아닌 일자리확대와 소득분배, 생활스타일 변화를 포함하는 국가전략으로 수립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지난 26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산업연구원 주최로 열린 '녹색성장을 위한 산업발전 전략과 과제' 토론회에서 "녹색성장은 환경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하고 생활혁명을 주도하는 국가비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동과 같은 환경위기는 불가항력적인 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경제발전과정에서 나타난 인위적인 결과"라고 진단했다. 인구 증가와 인간의 경제발전 욕구가 환경위기를 불러오면서 경제발전이 인간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녹색성장은 경제와 환경이 상충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양자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경제와 환경의 선순환' 개념"이라며 "환경을 새 동력으로 삼아 경제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녹색성장은 녹색기술과 신재생·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오염을 줄이는 동시에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면서도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꾀하는 국가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포괄적인 전략이라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에 따라 △요소투입 위주의 성장방식을 기술혁신·생태효율로 △양적 성장의 가치를 지속가능한 성장과 삶의 질 향상으로 △환경과 경제의 상충관계를 상호 보완관계로 △에너지 다소비 업종 중심의 성장동력을 녹색산업과 녹색기술로 △에너지 낭비와 환경오염의 사회 구조를 저탄소 시스템으로 변화시키자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산업을 녹색화하면서 새 녹색산업을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조업은 생산하는 부가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회 두 번째 발제자인 한기주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제조업이 부가가치 1천달러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양은 184TOE(석유환산톤)로, 일본(109TOE)과 독일(101TOE)은 물론 미국(165 TOE)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물론 철강·화학·비금속광물·제지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조업에서 부가가치기준으로 2000년 45.0%에서 2008년 36.7%로, 국내총생산(GDP)에서는 같은 기간 10.1%에서 9.6%로 낮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산업에서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다. 또 산업연구원이 올해 1월 내놓은 '중장기 산업전망'에 따르면 이러한 높은 수준의 비중은 2020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기주 선임연구위원은 "첨단산업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과 함께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구조 고도화가 추진돼야 한다"며 “그것이 녹색성장 정책 방향과 부합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