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4일자 기사임> [오피니언-사진 이야기] "이제 시작"

2009-06-04     정기훈 기자
지난 영결식 시청광장을 메우고도 넘친 50만여 거대한 추모인파의 노란색 모자와 풍선이 서울역으로, 삼각지로 강물처럼 흘렀습니다. 당신을 잊지 않겠단 다짐이 가는 길 벽이며 가로수에 가득 붙었습니다. 꼭 1년 전 그 광장 한켠 철탑에 올라 "일터의 광우병,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라"고 외치다 끌려내려온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유흥희 조합원도 동료와 함께 광장을 찾았습니다. 논란이 많았다죠. 우리가 추모할 일이냐 되묻는 조합원에게 그래도 기륭문제 알려야하지 않겠냐며 손을 끌었답니다."아직도 끝나지 않았냐"고 묻는 시민들이 있어 그저 고마웠답니다. 역시 노오랗게 타올라 출렁였던 1년 전 그 광장의 촛불을 추억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기륭'이니 '동희오토'라 불리운 비정규직 문제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기에 적었답니다. 유씨는 그래서 "다시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국회 정문 앞에서 목칼 차고 '금속비정규투쟁본부' 릴레이 단식농성에 나섰습니다. 기륭전자 경비실 옥상에 올라 끝 간 데 없는 단식을 했던 게 벌써 1년, 그간 자기만 살이 많이 붙었다 말하는데 앙상한 광대뼈가 씰룩입니다. 유씨가 시청 광장의 그 많은 눈물에 대해 "다들 삶이 팍팍하니까 그러지 않았겠냐"며 남 걱정을 합니다. 그러면서 "'눈물 뚝뚝'으로만 끝낼 문제가 아니잖느냐"고 되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