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포스코 독주에서 경쟁체제로

현대제철·동부제철 대규모 설비투자…공급과잉 우려

2009-04-14     정청천 기자
포스코 독주체제인 국내 철강시장이 경쟁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공급과잉도 우려된다.

한국신용정보평가사업본부는 30일 '철강업계의 경쟁구도 재편,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각 업체의 설비증설이 완료되는 내년 또는 2011년부터 업계구도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동부제철 등 대형 철강제조업체들이 연간 생산능력 기준 총 3천400만톤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거나, 설비를 증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동부제철의 전기로(250만톤)를 시작으로 2011년까지 동국제강의 후판공장(150만톤), 포스코의 후판공장(200만톤)과 신제강공장(200만톤), 현대제철의 고로(800만톤) 등이 잇따라 준공된다.

◇현대제철·동부제철, 포스코에 도전장=지난해 철강업계의 연간 조강생산능력은 5천983만톤. 앞으로 1천600만톤의 국내투자가 완료되면 경쟁구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고로와 전기로를 이용한 철강생산의 경우 포스코의 점유율이 낮아지는 대신 현대제철이 떠오르게 된다. 지난해 국내 조강생산 점유율은 포스코(59.8%)가 절반을 넘게 공급했고 현대제철(19.3%)·동국제강(4.9%)·한국철강(3.9%)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현대제철의 고로가 완성되는 2011년 이후 조강생산시장이 포스코(52.1%)·현대제철(25.6%)·동국제강(4.7%)·동부제철(3.3%)·한국철강(3.1%) 순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코(84%)와 현대제철(16%)의 양강구도가 형성된 열연강판시장은 3강구도로 바뀐다. 동부제철이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로를 가동해 열연강판시장에 신규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2011년 열연강판시장을 포스코(71.8%)·현대제철(21.7%)·동부제철(6.5%) 등으로 예상했다.
후판시장은 포스코(59.6%)와 동국제강(40.4%)의 양강구도가 현대제철의 신규진입으로 3자 경쟁체제로 바뀐다. 보고서는 2010년 이후 후판시장을 포스코(52.7%)·동국제강(34.6%)·현대제철(12.7%)이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로 인한 공급과잉은 철강업계의 불안요소다. 열연강판의 생산능력 증대규모는 800만톤으로 지난해 국내 공급부족물량 459만톤을 크게 상회한다. 후판은 생산능력 증대규모가 500만톤으로 지난해 부족물량 605만톤을 밑돌게 된다.

업계에서는 철강경기가 급반등하는 '브이(V)자형' 대신에 침체가 장기화되는 '유(U)자형' 또는 '엘(L)자형'의 경기순환을 전망하고 있다. 보고서는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제품수요가 감소해 후판 또한 공급과잉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매일노동뉴스 3월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