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진이야기] '혁신'

2009-03-04     정기훈 기자
지난 2005년 10월, 이수호 민주노총 전 위원장이 강승규 전 수석부위원장의 비리사건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 총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민주노총 건물을 나서고 있다. 이석행 당시 사무총장 등이 함께 했다.“진정한 혁신과 단결, 투쟁을 위해서"라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그 해 1월 기아차 노조간부 채용비리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민주노총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조직혁신과 엄정징계로 도덕성을 회복해 나가겠다”고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는 강 전 수석부위원장도 함께 했다. '조직 혁신'은 최대의 화두였다.
 
 '비리대응 매뉴얼'을 비롯한 규율위원회 설치 등으로 혁신을 위한 모양새를 갖추는 듯 했다. 하지만 '사회적대화' 노선을 둘러싼 대의원대회 폭력사태와 조직혁신위원장을 맡은 최고위급 임원의 금품수수 비리 문제는 파국을 예고했다. 당면한 비정규직법 투쟁을 마무리한 뒤 사퇴하겠다는 지도부의 발표에 반발한 15명의 사무총국 간부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집단사직 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지난 9일 이석행 전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 전원이 성폭력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민주노총은 '대국민 사과문'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조직적 규율과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혁신'이라는 '유령'이 오래도록 민주노총을 떠돌고 있다.

 
<매일노동뉴스 2월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