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머니
2000-12-17 최삼태 한국노총 정치
어머니
어머니!
가시철망 두르고
피울음 울고 누우신 어머니!
나 여기 왔소
어머니 낳아주신 내 반쪽 찾아
여기 왔소
멀고도 먼 세월을 돌아
칠흙같은 바닷길 산길
더듬어 헤치고 기어이 왔소
어머니!
밟히고 채이고 할퀴어
상채기로 누우신 어머니
여기 형제들
뿔 없소 누렇소
가슴 뜨겁소
맞소 어머니!
나랑 함께 낳아주신
형제 맞소 누이 맞소
이제 찾았소
끌어안고 부벼보고 울어보고
업어도 보고
그래도 부족하오
맞소 어머니!
내 피요 내 살이요 내 반쪽이요
이제 찾았소
어머니 이제 신음을 거두세요
가시철망을 거두어 드릴께요
어느 놈이 훼방놔도 이길께요
차라리 형제들 팔을 베고
누워 죽을지라도
다시 속지 않을께요
어머니!
가시철망 두르고 누워
반 백년 피울음
울고 계신 어머니
이제 그만 일어나세요
통일된 조국 어머니의 품으로
우리 형제들 어루만져 주세요
다시 갈라서지 않도록
묶어 세워 주세요
사랑하는 조국
내 어머니
2000년 12월 14일
금강산에서
최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