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한국노총 ‘신경전’

2일 상임위원들 한국노총 방문…“배전분할 중단 보고서 왜곡 기도” 의혹

2004-06-03     한계희 기자
지난달 31일 ‘합리적인 전력망 산업개혁방안 연구단’이 배전분할 중단을 주문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이후 노사정위원회와 한국노총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노사정위가 산업자원부의 압력에 못 이겨 청와대에 변질된 보고서를 제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한국노총의 판단이다.
특히 지난 31일 청와대서 열린 노사정 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노사정위가 (연구단 보고서를) 해석해서 보고하면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 상태여서 이러한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노사정위원회 김원배 상임위원 등은 2일 한국노총에 방문, 이용득 위원장을 만나 한 시간 여 동안 면담을 했다. 면담에 대해 노사정위는 “위원장 당선 축하 인사차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면담 도중 고성이 오가는 등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관계자는 “배전분할과 관련해 노사정위 공공특위 일정을 늦추자는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31일달 연구단의 노사정위 보고가 미흡했던 만큼 추가 자료를 받고 산자부의 의견을 더 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용득 위원장은 “배전분할 중단이라는 구체적인 결과가 나왔고 노무현 대통령 역시 ‘연구단의 결과 보고를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한 마당에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노사정위가 공공특위 일정을 늦추는 등 연구단의 최종 결과에 대해 산자부의 의견을 반영해 보고하려는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노총 한 관계자는 “노사정간 새로운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상황에서 노사정위가 산자부의 눈치를 보며 확정된 사실을 왜곡하려하는 것 아니냐”며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노사정위는 “참여하는 위원들의 일정을 고려해 다음주 말에 공공특별위원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