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미래와 세계 청년 ① 아데 드위 레스타리씨] "정부, 구조적 위험에서 청년 보호해야"
올해 12월 50개 나라 청년 100명이 경기도 고양시로 온다. 경기도와 국제노동기구(ILO), 고용노동부가 공동주최하는 2025 국제노동페스타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페스타 기간 중인 12월17일 올해로 3회째인 글로벌청년고용포럼(GYEF)에서 스스로의 미래를 열 청년고용 로드맵을 만들고 선언한다. 페스타에 참여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국가별 이슈와 청년 노동을 듣는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고, 공통질문지에 더해 각자 추가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편집자>
아데 드위 레스타리(38·Ade Dwi Lestari, 인도네시아)씨는 대학에서 보건의학을 전공했다. 싱가포르 맞은편에 있는 인도네시아 바탐섬에서 ZIO Clinic을 운영하면서 산업보건전문의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자카르타 트리삭티대학(Universitas Trisakti)에서 의대 강사로 산업보건전문의를 양성하고 있다. 그는 “청년고용 정책은 단지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청년 노동자들을 산업재해나 여러 구조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도네시아의 청년고용 상황은 어떤가요. 청년들이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꿈꾸고, 실제로 그 일자리를 얼마나 잘 얻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모든 세대가 늘 그래왔듯이 오늘날 청년들 역시 자신의 열정과 관심사에 맞는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일부 청년들은 이러한 틈새 분야에서 커리어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다른 청년들은 더 현실적인 진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도 합니다.”
- 현재 하는 일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습니까.
“저는 현재 산업의학(직업의학)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지금의 직업적 상황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 역할은 작업장의 건강 수준을 높이고 노동자 보호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일로, 그 점에서 매우 의미 있고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노동이 늘어나고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노동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기·비정형 고용을 늘면서 청년고용이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어요. 이런 문제가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느 정도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나요.
“AI의 등장은 분명 청년고용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이 유일하거나 가장 시급한 위협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인공지능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복지, 건강, 산업안전 등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고, 이러한 복합적인 구조적 요인이 청년고용 문제와 함께 작동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변화가 현재 일자리나 진로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가장 큰 우려는 무엇인가요.
“현재까지 AI는 의사 직업군 전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중증질환 등 중대한 의료 문제와 관련해서는, 환자들이 여전히 AI보다는 인간 의료진을 우선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2025 국제노동페스타의 주제는 “청년, 지방정부, 그리고 일의 미래”입니다. 어떤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청년들이 현대의 직장 환경을 잘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전체를 보는(holistic) 사고방식’을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태도는 한 가지 관점에만 갇히지 않고 여러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삶과 일을 다양한 측면에서 서로 연결해 볼 수 있게 해줍니다.”
- ‘괜찮은 일자리’란 무엇이며, 이를 보장하기 위해 지방정부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나요.
“괜찮은 일자리란 단순히 일자리의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까지 보장해 주는 고용을 의미합니다. 지방정부는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정신건강을 지원하며, 대도시에서 특히 중요한 교통비·주거비와 같은 구조적 장벽을 완화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청년들이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바로 괜찮은 일자리를 보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당신이 생각하는 ‘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2030년을 향한 청년고용 로드맵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보십니까.
“AI의 출현으로 일의 미래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그 안에는 위협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는 데 힘써야 하며, 청년고용 로드맵 역시 이러한 준비 과정과 지원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행사에 참여한 뒤 고국으로 돌아가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어떤 점을 요청하거나 제안하고 싶습니까. 또 청년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적으로 어떠한 실천을 할 계획인가요.
“산업보건 의사로서 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가 직장 내 건강, 정신건강, 안전한 노동환경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한층 강화하기를 바랍니다. 청년고용 정책은 단지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청년 노동자들을 산업재해나 여러 구조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특히 이동성 문제나 저렴한 주거 확보 문제를 함께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노동조합, 전문가, 학계 네트워크와 협력하여 청년 노동자의 산업보건을 강화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모범 사례를 확산하는 데 힘쓸 계획입니다.”
- 2025 국제노동페스타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갖고 있습니까.
“이번 행사가 지식과 아이디어를 의미 있게 교류하는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다양한 나라와 분야에서 온 청년 동료들과 새로운 전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우정을 쌓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산업의학 의사로서, 이번 국제노동페스타를 통해 청년 노동자들의 작업장 건강을 향상시키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를 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