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 붕괴 8일 만에 사과 ‘책임’ 질문엔 ‘함구’

동서발전·HJ중공업 “고인의 명복 빈다 … 안전 최우선 확립할 것”

2025-11-13     임세웅 기자
▲ 지난 6일 오후 울산 남구 용잠로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구조 작업에 나서고 있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에 발주처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 HJ중공업이 공식 사과했다. 사고 발생 8일 만이다. 책임을 묻는 질문에는 수사를 이유로 답하지 않았다.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은 13일 오전 울산 남구 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 뒷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들에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유가족·피해자 지원과 현장 수습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시공 관계자와 협력해 전사 차원의 모든 지원을 다 하고 있다”며 “사고 원인을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노후 발전설비 폐지와 해체는 불가피한 과제”라며 “사고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폐지 과정의 모든 절차를 재점검하고, 안전 최우선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권 사장은 “그동안 매몰자 구조에 집중하느라 입장 표명이 늦어졌다”며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따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주처 책임을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권 사장은 “관계기관 조사 결과에 따라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고 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동서발전 안전관리자가 있었는지, 해체 공사 전 구조진단을 했는지 등 질문에는 “파악 중” “관계당국의 수사 중인 사안으로 답할 수 없다”고 했다.

김완석 HJ중공업 대표이사는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린 유가족 여러분께 뼈를 깎는 심정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 드리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구조 작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사고 현장 안전을 총괄하는 현장소장이 동석했지만 질문을 받지 않았다.

지난 6일 오후 2시2분께 울산시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가로 25미터, 세로 15.5미터, 높이 63미터 규모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붕괴했다. 현장 노동자 9명 중 7명이 매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