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앞에선 ‘노동시간단축’ 시늉 뒤로는 ‘이윤’ 고집”
주 6일로 근무제 개편 뒤 사망 노동자 ‘과로사’ 추정 … 권영국 정의당 대표 “4조3교대 약속 후퇴”
화섬식품노조와 정의당이 SPC의 교대제 개편으로 되레 노동강도가 강해져 과로로 추정되는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규탄했다.
노조와 정의당은 13일 오전 경기도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PC는 대통령이 다녀가니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처럼 시늉만 취하고 이윤 감소를 막기 위해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꼼수를 부렸다”며 “SPC의 두 얼굴을 본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곳 시화공장을 방문해 중대재해 원인으로 장시간·야간노동을 지적하자 SPC 허영인 회장은 야간노동을 줄이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겠다며 요란을 떨었다”며 “1일 노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주 5일에서 6일로 근무일수를 늘려 휴일수를 줄였고 잦은 근무시간대 변경으로 적응이 더 어려운 상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최근 과로사로 추정되는 죽음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9월27일 퇴근했다가 지난달 4일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 노동자 ㄱ씨 사례로, 6일을 연속 저녁 10시~익일 오전 7시30분 야간노동을 하고 퇴근했다가 자택에서 사인 미상으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김소영 노조 SPC삼립지회장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대통령이 지적했듯 저임금에 있다”며 “최저임금으로 먹고 살 수 없으니 연장·야간근로를 통해 생계를 해결해야 하고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된다”고 토로했다.
파리바게뜨 등 SPC 노동문제 해결을 주도해온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허영인 회장은 5월 산재 발생 당시 4조3교대 시범운영을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다녀가자 3조3교대를 도입했지만 주 5일 근무를 염두에 둔 4조3교대 약속보다 후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SPC에 대한 정부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산재 근절 주문에 사용자는 시늉만 하고 뒤로는 딴짓을 한다”며 “대통령은 SPC 대책이 과로사를 불렀을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SPC에 4조3교대 개편 및 인력충원·임금보전과 ㄱ씨 죽음에 대한 책임 인정, 재발방지 대책 제시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