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기후정의행진 “기후재난 불평등 방치하면 민주공화국 불가”

노동자·시민 3만명 서울 광화문서 행진 … “온실가스 감축,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2025-09-27     이용준 기자
▲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양대노총을 포함한 35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927 기후정의행진’이 열렸다. <이용준 기자>

“비건음식 체험하고 가세요.” “바다 쓰레기로 만든 액세서리 받아 가세요.”

양대 노총을 포함한 35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927 기후정의행진’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렸다. 2022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회차를 맞은 기후정의행진은 매년 3만여명의 노동자·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광화문 서십자각 터 인도 인도에서는 한국노총·민주노총 건설노조·철도노조·전교조 기후정의위원회 등 노동단체와 그린피스 녹색연합·청년참여연대·탈핵시민행동·서울기후위기비상행동 등 시민단체들이 각각 부스를 운영했다. 부스에서는 실크스크린 체험, 키링·액세서리 제작 등 환경보호를 주제로 한 참여 이벤트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푸드트럭도 운영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비건 재료로 만든 감자튀김이 인기를 끌었고, 공공운수노조가 운영한 ‘기후정의 커피차’는 텀블러를 지참한 시민에게만 커피를 제공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동십자각에서는 본집회가 열렸고, 이후 참가자들은 세종대로를 지나 을지로, 우정국로 일대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본집회에서는 황인철 927 기후정의행진 공동집행위원장, 권혁주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이영경 에너지정의행동 사무국장 등이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관련 발언을 했다. 927 기후정의합창단의 ‘함께 부르는 기후정의’ 공연도 진행됐다.

이들은 이날 △기후정의에 입각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전환 계획 수립 △탈핵·탈화석연료,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반도체·AI 산업육성 재검토 및 생태계 파괴사업 중단 △모든 생명 존엄과 기본권 보장 △농업·농민의 지속가능성 보장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 수출 중단 등 6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황인철 공동집행위원장은 “기후재난이 야기하는 생존의 위협과 불평등 심화를 방치한다면 모든 생명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민주공화국 실현은 불가능하다”며 “기후정의의 모든 걸림돌을 치워버리고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이윤정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쿠팡CFS지부장은 “폭염과 한파, 장마와 태풍 속에서도 우리는 멈추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기후재난의 고통을 노동자와 시민이 홀로 감당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둘 수 없다”며 “이윤이 아니라 모든 존재들의 안전과 생명, 존엄을 우선하는 사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치우 공공운수노조 발전HPS지부 부산지회장도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단순한 일자리나 한시대의 생계만이 아니며, 모두가 함께 살아갈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이라며 “시민과 노동자, 지역사회, 정부의 민주적 협력으로 공공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면 신속하고 정의롭게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