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최하, 인력도 부족” 서울대병원분회 17일 파업

“간호사 1명이 환자 10명 넘게 돌봐” … 인력확충·임금체계 개선 촉구

2025-09-10     정소희 기자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환자 안전을 위한 인력 충원과 최하위 수준의 임금 개선을 촉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분회장 박나래)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분회는 사측이 전향적 입장을 보이지 않으면 17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박나래 분회장은 “서울대병원은 민간병원이 하기 어려운 교육·연구·진료의 공공성을 실현해야 한다”며 “오늘 우리의 투쟁은 공공의료를 살리고 국립대병원이 제자리를 찾게 하는 중요한 투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임금·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기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이 진행 중이며 지난 5~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투표율 85.3%, 찬성률 93.58%로 가결됐다.

쟁점은 △인력확충 △임금체계 개선 △국립대병원 보건복지부 이관과 정부지원 확대다. 특히 노동강도 및 환자안전과 밀접한 필수인력 충원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분회는 간호사 1명당 10명이 넘는 환자를 담당하는 병동도 있다며 노동자들이 휴가와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아중환자실 간호사인 이채민씨는 기자회견에서 “인력이 부족해 약을 제때 투약하지 못하거나 기저귀 교환, 체위 변경도 근무시간이 끝나서야 겨우 할 수 있었다”며 “간호사로서 제대로 간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무력감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개악된 임금체계로 임금은 국립대병원 최하위 수준에 머무른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권지은 분회 교섭단장은 “2015년 병원 임금체계가 개악된 뒤 서울대병원 임금은 국립대병원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20년차 서울대병원 노동자는 제주대·충북대·경북대병원과 비교해 연봉이 1천만원 이상 적고, 운영기능직·환경유지지원직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