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대차-LG 공장 ‘한국인 무더기 구금’ 파장 확산
국민의힘·진보당 “미국 횡포, 정부 무능” 반발 … 민주노총 “노동자 보호없는 무분별한 미국투자”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벌어진 미국 이민당국의 단속에서 한국인들이 무더기 구금된 사태와 관련해 국내적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진보·보수를 망라한 야당은 미국 당국의 횡포와 한국 정부의 무능을 비판했다.
우리 외교당국은 미국 이민당국이 해당 공장에서 벌인 단속에서 475명이 구금됐고 이 중 300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비판에 나선 곳은 국민의힘이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현지 수용소는 곰팡이가 슬고 냉방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등 미국 의회 보고서에서도 악명이 높았던 곳”이라며 “국민 수백 명이 이런 곳에서 강제로 구금된 채 조사를 기다리고 있고, 수갑을 차고 버스에 태워져 이송되는 모습은 국민적 수모이자 참담한 굴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수백조 원 투자를 약속한 직후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며 “700조원의 선물 보따리를 안기고도 공동성명 하나 얻지 못한 외교, 일본은 관세 인하 혜택을 챙기는 동안 한국은 역차별을 당하는 현실, 그 결과가 이번 대규모 단속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조지아주는 삼성·SK·현대차·LG 등 무려 110곳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한 곳으로 대표적인 ‘K-산업기지’이자 대미투자의 상징, 이른바 ‘제조업 동맹’의 상징으로 불렸던 곳”이라며 “입으로만 ‘혈맹’을 외칠 뿐,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에 대한 노골적 능멸이라고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진보당은 “갑작스러운 폭력단속에 현장은 모두 ‘올스톱’ 상태가 됐다”며 “우리 정부 역시 허울뿐인 ‘한미동맹’에 대해 ‘올스톱’할 수 있다는 배수진으로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극심한 불안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을 우리 노동자들의 신변부터 즉각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도 지난 5일 성명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미국 투자를 확대할 경우 제2, 3의 유사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체포된 한국인 노동자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하며, 해외 진출 한국 기업들의 고용 관행에 대한 전면 점검과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관해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조현 외교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본부-공관 합동대책회의에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