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텍지회 51일째 파업 “모회사 EMK 책임져야”
노조, 임금 4% 인상 요구 vs 사용자, 2.9%·인센티브 제안
경기도 안산의 폐기물 처리사업장 비노텍 노동자들이 50일 넘게 파업을 이어 가며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화섬식품노조 비노텍지회(지회장 윤태영)는 25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비노텍 안산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사쪽에 교섭 의지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비노텍 노사는 지난 4월부터 임금·단체교섭을 시작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양쪽은 19차례나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회는 △임금인상 △장기근속 포상 확대 △자녀 학자금 제도 개선 △식비 인상 △통근비 지원 확대 △문화체육활동 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다.
6월 노사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에 들어갔지만 최종 결렬됐다. 결국 지회는 지난달 6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이달 초 지역 국회의원인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장을 방문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주요 쟁점인 임금인상 관련 입장 차가 크다. 지회는 기본급 4% 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사쪽은 지난 21일 기본급 2.9% 인상과 인센티브 240만원 등을 제안했지만 지회는 거부했다. 지회에 따르면 지난 기본급 인상율은 △2022년 4.9% △2023년 3.8% △2024년 4.0%였다.
한편 지회는 비노텍 사쪽이 파업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회사 대표의 연이은 교섭 불참과 교섭 초기 비조합원에게 조합원 업무를 습득하게 하는 등 대체근로를 준비했다는 이유다. 특히 모회사인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가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EMK의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지회에 따르면 결의대회가 끝난 뒤 비노텍 관계자는 노조쪽에 “EMK에 보고를 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수영 EMK 대표는 이달 21일 사임한 뒤 현재 EMK 대표자리는 공석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영 지회장은 “회사는 지회 요구사항을 전혀 들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권한이 있는 모회사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