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실태조사] 조합원 10명 중 3명 괴롭힘 경험, 16% 자살충동

2021년 네이버 사망사건 공대위 후속 활동 … 괴롭힘 당해도, 절반이 “참고 모른 척”

2025-07-31     이재 기자

화섬식품노조 조합원 27.2%는 사업장에서 최근 1년 내직장내 괴롭힘을 겪었고, 16%는 자살충동까지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네이버 직장내 괴롭힘 자살 사건을 계기로 실시한 조사다.

31일 노조에 따르면 지난 6월1일~7월14일 조합원 1천86명을 조사한 결과 27.2%는 1년 이내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했고, 이 중 42.3%는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응답했다. 괴롭힘을 경험한 조합원 중 16%는 자살과 자해까지 고민했다고 답했다.

괴롭힘 유형은 모욕과 명예훼손이 17%로 가장 많았고 따돌림·차별(9.3%)과 부당지시(8%)가 뒤를 이었다.

괴롭힘 가해자는 주로 임원이 아닌 상급자(51.5%)로 나타났다. 비슷한 직급의 동료도 20.3%로, 사용자(대표·임원·경영진)는 10.7%로 집계됐다.

절반(51.1%)은 괴롭힘을 당해도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 회사 또는 노조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16.4%에 그쳤다. 개인 또는 동료와 항의했다는 응답도 12.8%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들은 앞서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76조의2, 3) 입법에 앞장선 직장갑질119의 설문 결과와 비슷하다. 직장갑질119가 올해 6월 일반 직장인 1천명을 대상을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55.7%가 괴롭힘을 당해도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고, 개인 또는 동료와 항의했다는 응답이 32.2%로 다소 높았다. 회사나 노조,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15.3%로 화섬식품노조 조합워ᅟᅥᆫ 설문 결과와 유사했다.

응답자들은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뒤 직장내 괴롭힘이 줄어들었다는 응답이 71.1%(매우 줄었다 31.9%, 어느 정도 줄었다 39.2%)로 높게 나타났지만,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처벌을 강화(45.5%)해야 한다고 인식했다. 또 피해자 신고 조치시 노사공동 또는 노동자 대표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21.9%)고 봤다.

노조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직장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국회 토론회 개최와 국정감사 대응을 통해 강화한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을 입법한다는 목표다.

이번 설문조사는 2021년 노조 지회가 설치된 사업장인 네이버의 직장내 괴롭힘 자살 사건 이후 구성된 ‘IT사업장 직장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후속활동의 하나다. 공대위는 정신건강 실태조사와 피해자 찾기 신고센터 운영, 상담치료기관 설립,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