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566일] 김영훈 고용장관 한국옵티칼 찾아 “정부 할 일 찾겠다”

“노사자치 대원칙 위해 정부가 교섭 주선·촉진” … 박정혜 수석 “버티기 힘들지만 잊힐까 두려워”

2025-07-26     이재 기자
▲ 금속노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566일째 고공농성 중인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을 찾아 “정부에서 할 일을 찾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6일 오후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불탄 공장을 방문해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을 만나 “폭염에 하루라도 빨리 동료와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할 일을 찾고 고민하겠다”며 “사람을 살리자고 있는 법이다. 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박 수석부지회장은 “고공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게 너무 힘들지만 포기하고 내려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겪은 고통도, 해고도 아무 일 없듯 묻힐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단지 이 공장에서 일한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며 “충분히 고용승계가 가능한데 우리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어 이렇게 싸울 수밖에 없었다. 하루 빨리 노동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니토덴코 그룹 한국 자회사다. LCD 편광필름을 만들어 LG디스플레이에 납품했지만 2022년 10월 화재로 공장이 전소한 뒤 그해 11월 청산을 결정하고 노동자를 해고했다. 반발한 노조는 공장부지 내 농성을 시작했고 지난해 1월8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는 이어진 간담회에서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은 “사용자쪽이 교섭장소에 아예 나오지 않고 있다”며 “(장관 방문을 계기로) 외국인투자기업 관련 법률을 개선하고 박 수석이 빨리 내려올 수 있도록 대통령실과 노동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노사법치란 이름으로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았는데 노사법치가 아니라 노사자치가 노사관계의 대원칙”이라며 “노사자치를 이루기 위해 정부가 교섭을 주선하고 촉진하면서 당사자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33년간 철도노동자로 살면서 교섭도 하고 재판도 받고 억울하게 돈도 물어봤다”며 “어떤 판결도 노사 합의보다 좋을 순 없고, 그래야 지속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5일에도 서울 중구 세종호텔 고공농성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사 합의보다 나은 판결은 없다는 것이 평생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 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