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위, 사람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옵티칼·세종호텔 고공농성에 사회원로 562명 대통령실에 입장문 전달
“사람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기 또 다른 참사가 있습니다. 오래도록 지속돼 온 참사, 한 자리가 아니라 이 땅 온누리에서 자행돼 온 참사, 노동의 참사입니다.”
22일 현재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 노동자가 562일째 공장 옥상에서, 서울 세종호텔 고진수 노동자가 160일째 도로 위 교통구조물 위에서 고공농성 중이다. 모두 해고된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폭염과 폭우에도 싸움을 이어 가고 있다.
단병호·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신학철 백기완재단 이사장 등 사회원로는 ‘고공농성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각계 원로 565명’ 이름으로 이재명 정부와 국회가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사회원로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호텔 농성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과 폭우에도 두 노동자는 위태롭게 농성을 이어 가면서, 하루 두 끼 올리는 끼니도 소화가 되지 않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며 “윤석열을 탄핵하고 정부가 바뀌었지만, 목숨이 위태로운 노동자의 현실은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부터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가 나이 든 몸을 이끌고 폭염을 견디며 이 자리에 선 까닭 또한, 조바심 때문”이라며 “저러다 큰일 치르겠다 싶은 조바심,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두려움, 이 비참한 장면들을 뒤에 두고 떠나야 하는가, 죄책감을 떨칠 수 없어 우리는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 경청행사에서 사과한 것을 두고 “제발 거기서 멈추지 마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저 허공의 ‘하늘감옥’에서 두 사람이, 앞이 보이지 않는 목숨이 매달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것은 재난과 참사가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없다”며 “시민과 대통령, 의회가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 뒤 용산 대통령실까진 행진해 이런 내용의 입장문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