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사회단체, ‘노동자 안전 보장’ 쿠팡 주주제안서 작성 나선다

쿠팡주주제안 공동운동본부, 제안안건 주총 부결시 주주대표소송 제기 예고

2025-07-22     임세웅 기자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매년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며 노동자 안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쿠팡주주제안 공동본부가 노동자 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 작성에 나선다.

본부는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쿠팡 사태 해결을 위한 주주제안 토론회’를 열고 쿠팡주주제안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주주제안 제도를 이용해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운동이다. 주주제안은 소액주주가 주주총회에서 다루길 원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는 제도다.

현재까지 본부는 소셜펀딩 방식으로 약 247만원을 모금했다. 펀딩 참여자와 연대 서명자는 147명이다. 실제 주식 매입액은 3천700만원에 달한다. 전성욱 ㈜소액트 대표는 “시민 주주 행동의 의미 있는 첫 걸음이지만, 당초 목표했던 규모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대선 국면과 시민사회 주체들의 관심이 분산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본부는 향후 국회 토론회를 열어 주주제안서 작성을 위한 공론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동자와 시민들이 직접 제안한 내용을 반영하고, 내용이 확정되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쿠팡 이사회에 제안을 안건으로 올린다.

주주제안은 노동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라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현장노동자들은 최우선적으로 야간 및 폭염기간 근무강도 조절 기준을 제도화하고, 현장에 적극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냉난방 시설과 휴게시설 확충, 작업인력 보강 및 노동자 휴식권 보장 내용도 포함됐다. 쿠팡에서는 매년 폭염기와 물량이 많은 휴식기에 밤샘노동을 하던 노동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은 “노동자의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쿠팡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키기 위해 현장의 구조적 문제들을 바로잡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주주제안운동은 제안안건이 주총에서 가결될 경우 안건의 실행 여부를 지속 감시한다. 부결될 경우 경영진의 충실의무와 주의의무 위반을 근거로 주주대표소송 제기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 왜곡 및 은폐를 근거로 집단소송을 검토한다. 미국 YMCA와 같은 해외 비정부기구(NGO), 시민단체와 연대해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하고 국제투자자와 이해관계자를 통해 압박에 나선다.

토론회는 한국노총과 ㈜소액트, 전국연대노조 택배산업본부, 한국사회적경제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민병덕·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