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교예술강사 연봉 90% 감소 “강사 생계 조롱"

서울교육청 추경 8억원 불과 … 1명당 수업시수 305 → 78시간

2025-07-21     이용준 기자
▲ 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근식 교육감을 규탄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 추가경정예산 배정에도 인건비 예산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예술강사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노동자들의 평균 수업시수가 급감하면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근식 교육감을 규탄했다. 서울시교육청이 2025년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 예산을 대폭 축소한 탓에 예술강사 생계와 학생들의 예술교육 기회가 박탈됐다는 지적이다.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예산은 국고·지방교육재정·지방비로 구성된다. 국고는 운영비로, 지방교육재정은 인건비 등으로 사용된다. 올해 국고와 17개 시·도 교육청 지방교육재정 예산은 각각 130억1천700만원, 291억4천만원으로 책정됐다. 2023년 대비 각 77.3%, 8.48% 급감한 수치다. 게다가 2023년 58억원 수준이었던 지방비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그나마 국고는 기존 80억원에서 이달 49억원 추경이 결정되면서 늘어난 결과다.

자연스레 예술강사 수업시수도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업시수는 152만9천72시간에서 36만시간으로 76.4% 감소했고, 1명당 평균시수는 305시간에서 78시간으로 줄었다. 시수가 줄어들면 예술강사 배정 강의와 함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서울지역 예술강사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을 유지하거나 소폭 줄인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전액 삭감한 탓이다. 서울의 지방교육재정은 2021년부터 4년간 40억원대를 유지해 왔다. 올해의 경우 지부가 추경 편성을 요구했지만, 8억6천200만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서울의 예술강사가 다른 지역 대비 많다는 점이다. 올해 선발 강사 현황에 따르면 서울은 712명으로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 평균(243명) 대비 3배 가까이 많았다.

이처럼 서울지역 예산과 수업시수가 대폭 감소한 결과, 예술강사 수입도 급감했다. 지부에 따르면 2023년 1천200만원이던 서울지역 예술강사 평균 연봉은 올해 119만7천원으로 90% 감소했다.

지부는 “서울교육청은 예술교육을 희생시키고 강사들의 생계를 조롱하고 있다”며 “2026년 예산 편성 계획을 즉각 공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