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동자 “점포 27개 계약해지 철회하라”

M&A 인수자 탐색 나선 MBK, 매장 구조조정 속도

2025-07-08     이용준 기자
▲ 홈플러스일반노조는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결의 대회를 열고 홈플러스 27개 점포 계약해지 철회를 촉구했다. <홈플러스일반노조>

홈플러스가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고용불안이 현실화한 가운데 노동자들은 홈플러스 점포 계약해지 철회를 외치고 있다.

홈플러스일반노조는 8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홈플러스 27개 점포 계약해지 철회를 촉구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5월 68개 임대 점포 중 27개 매장에 대한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41개 점포는 임대료 계약조건 조정에 합의했다. 다만 계약해지 대상 매장 중 7개 매장은 합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최근 경영 정상화 보다 인수합병(M&A)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20일 회생계획 인가 전 M&A 추진과 매각 주간사 선정을 허가했다.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지주도 M&A에 동의하면서 MBK는 인수자 탐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점포 계약해지는 매각 전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일환으로 풀이된다.

계약해지가 현실화하면 노동자 피해는 불가피하다. 노조는 점포 해지 통보를 철회하고 정상경영이 가능한 기업으로 매각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매장 등 자산을 부분 매각하는 방식이 아닌 홈플러스 법인 전체 매각 방식을 촉구하고 있다.

청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청산 뒤 대규모 실업 사태를 피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올해까지 M&A가 성공하지 못하면 청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실상 청산 가치가 지속 경영보다 높은 탓이다. 회생절차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계속기업가치는 2조5천59억원인 반면 청산가치는 3조6천816억원이었다. 유통업 침체 상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속 경영을 위한 인수자 탐색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는 “계약 해지 발표 뒤 고객 방문 숫자는 눈에 띄게 감소했고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점포 27곳 계약해지를 철회하지 않으면 홈플러스 노동자와 자영업자는 끝까지 투쟁해 MBK를 박살낼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