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실 ‘변화의 시간’ 끝까지 견지하길

2025-06-27     연윤정 기자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25일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3주일을 맞았다. 길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겪은 지난 3주는 정신 못차릴 정도로 많은 변화의 시간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취임선서 뒤 대통령실에 와서는 “무덤 같다”는 인상적인 첫 마디를 남겼다. 사람도 집기도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었다. 실제 그랬다. 12·3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실의 시간은 멈춰있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적막강산’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도 잠깐,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복귀한 파견 공무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5일 첫 국무회의를 무려 4시간 가까이 하며 첫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TF’ 구성을 지시하곤 그날 저녁 바로 2시간 동안 TF 회의를 했다. 같은날 국회에서는 지난 정부에서 번번이 막혔던 ‘3대 특검법’이 통과했다.

그 뒤에 이 대통령이 한 일을 일일이 언급하기도 어렵다. 김민석 국무총리 지명 등 하나둘 인사를 하고 국정방향 밑그림을 그릴 국정기획위원회도 출범했으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외교 정상화’를 공식화했다. 취임 18일 만에 여야 지도부와 오찬을 하면서 ‘협치’의 길을 열었고, 25일에는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지역과의 만남을 가졌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도 편성해서 취임 22일 만인 26일 국회 시정연설을 하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대통령실 풍경도 완전히 달라졌다. 텅 비었던 공간에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몰아치는 일에 직원들도 기자들도 허덕허덕 댄다. 대변인은 하루에도 브리핑을 수시로 하고, 기사꺼리는 쏟아진다.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출입등록이 취소된 언론사의 출입자격을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 24일부터는 대통령실 브리핑시 대변인과 기자들 간 질의응답 모습을 쌍방향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란 명분과 함께 대변인과 기자들 모두에게 도전이자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점심식사 후 출입기자들과 ‘깜짝 티타임’을 하기도 하는 등 출입기자와의 ‘소통’의 자리를 종종 갖기도 한다.

지난 3주는 비단 대통령실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도 ‘변화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12·3 내란사태 이후 ‘정지했던’ 혹은 ‘후퇴했던’ 시간을 되돌리고 정상화한다는 데에서 값진 시간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이 살짝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새 대통령실은 부디 ‘초심’을 잊지 않고 누구에게나 열린 ‘소통’의 자세를 견지하기를 당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