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해야 병가 주는 KTcs, 업계서 퇴출해야”

공공기관 콜센터 노동자 “소수노조 교섭 요구 외면, 처우개선 막막해”

2025-05-15     정소희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누리집 갈무리

공공기관 콜센터 노동자들이 용역업체인 KTcs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지적하며 업계 퇴출을 촉구하고 있다.

KTcs는 KT그룹 계열사로 KT그룹을 포함해 공공부문·민간기업의 고객센터를 운영한다. 국세청·중소벤처기업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같은 정부부처와 대전광역시·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도 KTcs의 고객으로, 전국에 100여개 콜센터를 두고 있다. KTcs가 지난해 3월 공개한 사업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KT고객센터(30.4%)와 외부 기관·업체 콜센터운영(27.8%)은 전체 매출의 58.2%를 차지하는 회사의 주력업무다.

노동자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낮은 처우 때문이다.

15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유관기관을 상담하는 1357중소기업통합콜센터 노동자들은 의사의 진단서가 있어도 입원을 하지 않으면 병가를 쓸 수 없다. 또 국세청 홈택스 상담 용역업체 3곳 중 KTcs만이 근속휴가를 지급하지 않거나 반차 사용에 제한을 두고 있다. 이현정 서비스일반노조 콜센터지부 국세청콜센터지회장은 “다른 2개 용역사는 지급하는 근속수당을 KTcs만 만근수당으로 지급해 왔다”며 “KTcs에서만 유독 일방적인 운영을 고집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은 KTcs가 소수노조 개별교섭 요구에도 동의하지 않아 콜센터 사업장별로 처우개선도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에 따르면 KTcs는 국세청·대전시청 상담노동자에게는 1시간의 유급휴게시간을, 한국장학재단에게는 40분, 중소기업통합콜센터에게는 30분을 준다. 이렇듯 사업장마다 업무와 노동조건, 급여수준이 다른데도 사업장별 노조의 교섭요구에 사쪽은 응하지 않고 있다. 지부 중소기업통합콜센터지회는 교섭단위 분리를 위해 노동위원회를 거쳐 소송까지 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기준 공공운수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 중소기업통합콜센터지회, 서비스일반노조 콜센터지부 산하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국세청콜센터지회가 모두 KTcs를 사용자로 두고 있지만 사쪽과 교섭이 이뤄진 적은 없다.

든든한콜센터지부 관계자는 “KTcs 콜센터직군 교섭대표노조는 IT연맹 KTcs노조가 있지만 조합원 다수가 KT콜센터 노동자들이라 다른 사업장 노동자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며 “사업장별로 교섭이 어렵다면 산별노조 단위에서라도 교섭이 가능할 텐데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KTcs 관계자는 “당사는 교섭단위 분리와 관련해 법령을 준수하고 있다”며 “이는 대법원 판결로도 확인됐다. 법과 원칙에 따라 운영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