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못 놓는 여당, ‘반이재명’ 대선 주력

권성동 “이재명·민주당 심판 선거 돼야” … 대변인 ‘대통령’ 호칭 유지

2025-04-07     강한님 기자
▲ 국민의힘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재명과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조기대선에서 이른바 ‘반이재명’ 여론을 확대할 분위기다.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대통령 칭호를 놓지 못하면서도, 자당 의원들의 해당(害黨) 행위에는 가혹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에 대한 보복성 압박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비상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은 법적으로 심판받았지만 민주당은 자신이 초래한 국정혼란에 대해서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고, 다가오는 조기대선은 바로 이재명과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이재명 세력을 막아 내는 것이 국가 정상화의 시발점이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세력 폭주를 막아 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통합과 화합의 정치로 우리 사회의 깊은 상처를 치유해야 하고,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면서도 “이 모든 사태를 불러온 기저에는 이재명 방탄이라는 불순한 동기가 있음을 이미 많은 국민들께서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내부 단속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앞으로 당내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과 행보를 놓고 ‘배신·극우’와 같은 과도한 비난을 자제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당부드린다”며 “오직 화합과 단결만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대선 승리를 가지고 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반대한 의원 모두를 향했지만, 사실상 탄핵 찬성파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출당을 주장하기도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 말미에 당 내부 문제에 대해서 (권영세) 위원장이 원칙을 줬고, 앞으로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해당행위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하고 가혹하게 처리하겠다는 이야기였다”며 “적어도 앞으로는 우리가 말로 분열되거나 이런 것들이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신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대통령 칭호를 빼놓지 않고 사용했다.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둘 계획이 없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6일 의원총회에서 주류적 분위기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며 “관계는 우리가 명시적으로 하는 것보다 지지자들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