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행 대화상대 아냐” 국정협의회 무산

민주당 “마은혁 불임명 위헌 지속돼” … 정부·여당 “민생보다 정쟁 유감”

2025-02-28     연윤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

28일 오후 예정된 국정협의회가 취소됐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고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단이 됐다. 연금개혁과 반도체특별법,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에 관한 논의가 기약 없이 멈추게 됐다.

박찬대 “헌재 결정에도 마은혁 임명 않는
최 권한대행 대화상대 인정 어려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행위에 대해 만장일치로 위헌이라고 선고했다”며 “대통령이든 대통령 권한대행이든 국회 선출 몫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할 권한이 없다는 당연한 상식을 재확인해 준 판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은 마은혁 재판관 임명을 미루고 있다”며 “오늘로 무려 63일째 위헌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 수습이 아니라 오히려 국정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며 “최상목 대행이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한 대화 상대로 인정하기 어렵다. 국정협의회 참석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국정협의회 시작 시간 30분 전 민주당의 통보였다.

여야정은 지난 20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 국정협의회를 열고 연금개혁과 반도체특별법, 추경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최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가 참석하는데, 야당 원내대표가 최 권한대행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최 대행은 자신이 헌법 위에 군림하는 특별한 존재가 된 것처럼 행동한다”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선별 거부함으로써 헌재의 온전한 구성을 막고, 경호처의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방해행위를 수수방관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우원식 “최 권한대행 마 후보자 임명하고
민주당도 국정협의회 보류 재고해야”

그러면서 “오늘 오전까지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오전 중에 꼭 임명하시고, 오후에 국회에 오셔서 국정협의체에 임하셔야 하지 않겠냐”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원식 의장은 유감을 표했다. 우 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미 헌재가 결론을 낸 일을 놓고 국정협의회가 공전하는 것은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며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임명은 헌법적 의무로서, 선택할 일도, 만류할 일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최 권한대행은 위헌적 상황과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말고,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속히 임명하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국정협의회 참여 보류 입장을 재고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시라도 빨리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 일분일초가 급하다. 지연되는 만큼 국민의 고통이 커진다”며 “추경만큼은 일체의 다른 사안을 결부하지 말고 추진하자고 거듭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민생보다 정쟁에 매몰됐다는 방증”
최상목 “빠른 시일 내 논의 장 마련되길”

국민의힘은 발끈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생과 경제를 논의하는 국정협의회에 정치적 문제를 가지고 참석을 거부한 것은 민생보다는 정쟁에 매몰돼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법부 국회의원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임명을 강요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 자체가 대단히 오만할 뿐 아니라 무례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최상목 권한대행이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하지 않는 점을 콕 집어 민주당이 국정협의회를 보류한 만큼 최 권한대행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권한대행이 임명을 미룰수록 국정협의회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가 돼 버린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정협의회 표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권한대행은 입장문에서 “당면한 민생문제 해결과 주력산업의 생존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국정협의회가 취소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민생과 경제를 위해 여야정의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빠른 시일 내 논의의 장이 개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