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복 교사 등 농성자 23명 연행 “석방하라”

“학교 성폭력 고발 뒤 해임” 사흘째 복직 촉구 농성 … 서울시교육청 “성폭력 사건 적법하게 처리”

2025-02-28     정소희 기자
▲ A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8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지혜복 교사 복직을 촉구하는 농성 참여자에 화장실을 통제하고 퇴거를 명령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내 성폭력 문제를 알린 뒤 전보를 거부하다 해임된 지혜복 교사와 시민들이 복직 촉구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28일 A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종로경찰서가 지씨를 포함한 23명의 시민을 퇴거불응과 건조물침입죄 혐의로 연행했다. 공동대책위에는 민변 노동위원회·정치하는엄마들·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30여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다.

대책위는 지난 26일부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지씨 복직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그런데 경찰과 교육청은 농성 참여자에게 건물 밖 간이화장실 이용조차 한 명씩 이용하도록 제한하는 등 반인권적 조치를 했다는 것이 대책위 주장이다. 이틀간 화장실 사용을 제재받은 대책위와 시민들은 이날 오전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규탄하는 선전전을 교육청 본관 앞 주차장에서 벌이다 연행됐다.

대책위 관계자는 “집회신고 후 시작한 농성인데 경찰이나 교육청은 26일부터 화장실을 제한했다”며 “주차장은 공개된 장소인데 교육청에서 두 차례 퇴거요청을 하더니 시민들을 무리하게 연행했다”고 비판했다.

연행된 시민들은 서울 종로경찰서·동작경찰서·강남경찰서·수서경찰서·관악경찰서로 옮겨져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장실 사용을 통제한 인권침해를 사과받으려던 노동자·시민을 대거 연행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도 성명을 내고 “정근식 교육감은 진보교육감을 자처하며 공익성을 다투는 사안에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경찰은 즉각 연행자를 석방하고 교육청은 노동자 탄압을 멈춰라”고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씨가 제기한 학교 성폭력 사안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됐다”며 “지씨는 교육청 직원들 출퇴근과 업무 추진에 불편을 초래하는 시위를 중단하라”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