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올해의 인물] “김문수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을 이겼다”

우원식 국회의장 5위 눈길 … 옵티칼 농성조합원·아리셀 희생자 7·8위

2024-12-30     연윤정 기자

<매일노동뉴스>가 노사정·전문가 100명에게 ‘올해의 인물’을 물은 결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긴 54명의 선택을 받아 1위에 올랐다. 김 장관은 12·3 내란사태의 주인공인 윤석열 대통령을 이겼다. 윤 대통령은 38표로 2위에 올랐다.

“일제강점기 국적은 일본”

올해의 인물로 김문수 장관을 선택한 사람들은 주요한 이유로 “극우적 세계관에 기반한 반헌법적인 노동탄압 정책 지속” “노동부에 가장 반하는 인물” “최악의 극우 노동부 장관” 같은 의견을 함께 제시하기도 했다.

김문수 장관은 윤 대통령의 지명을 받는 순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미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시절부터 노동계와 야당의 질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경사노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정권과 양대 노총을 폄훼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여러 차례 내놓았다. 그는 “문재인은 김일성주의자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종북주의자”라는 발언을 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쫓겨났고, 환노위에서 국회모욕죄로 고발되기도 했다.

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이런 논란은 이어졌다. 그는 앞서의 발언 이외에도 “불법파업에 손해배상 폭탄이 특효약”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은 일본과의 관계를 나쁘게 해 바람직하지 않다” “쌍용차노조는 자살특공대” 같은 발언에 대해 동일한 입장을 고수했다.

무엇보다 그의 국가관 논란으로 번졌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산 선조들의 국적이 일본”이라는 발언을 고수하면서 인사청문회가 파행했다. 윤 대통령은 김 장관의 임명을 강행했다. 그리고 김 장관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일제강점기 역사관 문제로 또다시 쫓겨났다. 사상 최초로 ‘노동부 장관’ 없는 ‘노동부 국감’ 사태를 맞았다.

“부덕의 소치”라더니 비상계엄

윤석열 대통령은 “거듭된 노조법 2·3조 개정안 거부권 행사” “김문수 노동부 장관 임명” “의정갈등에 따른 공공의료 외면·후퇴 주범” “12·3 내란사태(쿠데타) 시도” “언론·노동탄압” 등의 이유로 올해의 인물 2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에게는 2024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올해 11월10일로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그는 같은달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걱정과 염려를 드렸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김건희 여사에 관한 각종 의혹과 명태균씨와의 선거개입 의혹 등으로 코너에 몰려있는 상황이었다. 야당은 ‘김건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등으로 압박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도 17%(한국갤럽)으로 당시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동정책과 의료개혁 등 윤 대통령이 추진했던 정책들도 각종 논란으로 점철됐다. 결국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였지만 사과의 내용은 없었고 국정기조 변화는 없었다.

마침내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기습 선포했고,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로 그의 친위쿠데타는 실패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탄핵소추 됐고, 현재 헌법재판소의 탄핵재판 심판대에 올랐다.

3위 양경수·4위 김동명 양대 노총 주목

3위와 4위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27표)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25표)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올해의 인물에서 김동명 위원장(3위)과 양경수 위원장(5위)에서 다소 순위 변동이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사갈등이 심화하면서 양대 노총 위원장의 역할에 더욱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노조법 개정안 두 번째 거부권 행사와 김문수 노동부 장관 임명, 12·3 내란사태 국면 속에서 양대 노총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조기대선이 이어진다면 양대 노총 위원장 역할은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5위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9표를 받아 이름을 올렸다. 22대 국회 첫 국회의장이 되면서 그는 민주노총을 포함한 국회에서의 사회적 대화를 주도했다. 특히 이번 12·3 비상계엄 선포 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차분하게 이끌어내는 모습에서 단박에 ‘신뢰 받는’ 정치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용승계 요구 1년 가까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박정혜, 소현숙 조합원이 7표를 받아 8위의 주인공이 됐다. 7위에는 아리셀 대형 참사의 희생자와 유족(7표), 아리셀 참사 주범인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가 6표를 받아 8위에 올랐다.

이정식 전 노동부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표로 공동 9위, 올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뉴진스의 하니(4표)가 10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