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인선 대치’에 여야정협의체 무산

여야 지도부와 우원식 국회의장,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꾸리기로 한 여야정협의체 출범이 미뤄졌다. 국회 몫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를 두고 여야 대치가 격화돼 26일 예정됐던 첫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여당은 야당 책임으로 돌렸다. 서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협의체 출범일에 (한 대행) 탄핵안을 발의하는 행태야말로 탄핵 중독 정당다운 모습”이라며 “국정 안정을 위한 대화의 의지조차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여야 대치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 여야정협의체 출범은 더 미뤄지거나 무산될 수 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가 끝난 뒤 국민의힘이 진행한 ‘민주당의 국정인질 탄핵겁박 규탄대회’에서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아버지인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서 탄핵을 서두르는 것”이라며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한 국정 혼란을 국가 대란으로 몰아가서 대한민국을 초토화 시키고 국가 권력을 거머쥐겠다는 민주당의 권력 찬탈 음모를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행이 여야 합의 없이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밝힌 것과 관련, 한 대행이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을 보호하며 내란에 동조했다고 보고 있다. 한 대행 탄핵소추안을 먼저 처리하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위한 헌법재판소 9인 체제 복귀에 힘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정안정협의체(여야정협의체)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던 때와 달리 지금은 내란 잔당의 준동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내란 극복 이후의 과제보다 내란을 진압하는 것이 먼저”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상 출범이 어렵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헌법재판관 임명, 특검법 수용 등이 지체없이 이뤄져야만 한다. (윤 대통령) 탄핵이 신속하게 처리되는 것이 민의를 받드는 일”이라며 “당내에는 지금 협의체를 가동하는 것은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