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야간노동 사회적 대화 적극 검토”

민주당 을지로위 간담회에서 밝혀 … “택배 클렌징 제도 추가 개선방안 마련”

2024-11-21     강한님 기자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강한승 쿠팡 공동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민병덕)와의 간담회에서 택배·물류센터 노동자의 야간노동에 대한 사회적 대화 참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 과로산재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은 로켓배송(새벽배송)을 논의하는 국회발 사회적 대화 기구가 구성될지 주목된다.

사회적 비판·청문회 개최 여론 압박받았나

강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쿠팡 민생단체 10대 민생현안 간담회’에서 쿠팡의 로켓배송은 노동자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자 “(새로운 사회적 대화 테이블 참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민주당 ‘쿠팡 바로잡기 TF’ 소속 의원들과 박대준 쿠팡 공동대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도 참석했다.

강 공동대표의 발언은 사회적 대화 참여를 즉답하지 않았던 그간의 발언들과는 온도차가 있다. 홍 CLS대표는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여 주체와 논의 대상이 정해진 다음에 참여 여부를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에 대한 입장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을지로위 관계자는 “쿠팡은 누가 테이블에 나오는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는데, 사회적으로 쿠팡이 문제시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돼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며 “을지로위에서 4개 상임위가 쿠팡 청문회를 할 수도 있겠다는 것을 언급해 압력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민병덕 위원장은 “노동·국토·산업·정무위원회 등 쿠팡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연합 쿠팡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발언했다.

▲ 민병덕 민주당 의원실

라이더·입점업체 요구엔 미온적

을지로위는 소비자·노동자단체, 전문가·쿠팡에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제안할 계획이다. 2주 뒤 예정된 을지로위 쿠팡의 2차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간담회 전까지 을지로위와 쿠팡은 택배·배달·입점업체·사회적 책임 등을 안건으로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날 쿠팡은 지난 5월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는 말을 남기고 숨진 쿠팡 택배노동자 고 정슬기씨의 유족을 신속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택배노동자들에게는 사실상의 해고제도인 클렌징(배송구역 회수제도)도 추가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CLS는 10가지의 클렌징 기준 6가지를 삭제했는데, 월 배송수행률 95% 미만 등의 기준이 남아 있어 노동자들로부터 미봉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고객에 대한 서비스 신뢰를 잃지 않는 수준에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실효성은 미지수다.

쿠팡은 배달라이더들이 요구하는 최저운임 도입은 “구체적인 제안을 조금 더 살펴보고 검토하겠다”며 미온적인 입장을 내놨다. 최근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쿠팡이츠 입점업체 중개수수료율을 2~7.8% 차등 적용하기로 한 합의에 입점업체들이 “협의체 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고 반발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을지로위와 추가 협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