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차봉은 노원을지대병원지부장] “노사관계 개선 위해 병원 경영마인드 바꿔야”

2024-11-11     어고은 기자
▲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보건의료노조 노원을지대병원지부 전면파업 30일째인 지난 8일, <매일노동뉴스>는 서울 노원구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인근에 위치한 지부 사무실에서 차봉은(51·사진) 지부장을 만나 장기화하고 있는 파업 상황에 대해 들었다.

- 파업에 돌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2017년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48일간 파업 이후 다른 사립대병원과의 임금격차를 2022년까지 줄이기로 했는데 여전히 임금격차가 크다. 같은 지역 상계백병원 간호사 초임이 4천200만원 정도인데 노원을지대병원은 3천500만원이 안 된다. 정규직 비율도 2020년까지 90% 이상 올리기로 했지만, 올해 6월 기준 84.5%로 7년 전에 비해 달라진 게 없다. 병원측이 6월 이후에 ‘정규직 비율이 올라갔다’고 밝혔는데, 실제로는 4개월 동안 비정규직 약 30명을 계약종료한 것이었다.”

- 2017년 합의 사항 미이행 관련해서는 올해 새롭게 벌어진 일은 아니어서 결정적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
“대전을지대병원 합의가 불을 붙였다. 대전을지대병원 노사가 9월 임금인상률을 합의했는데 ‘총액 3.3%’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노원을지대병원측은 지부에 총액 1.5% 인상안을 제시했다. 조합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병원은 1차로 총액 대비 1.5% 인상을 제시했고, 최종 2.5%를 제시했다.)”

- 2017년 합의사항을 이행하라는 것 외에 핵심 요구는.
“교대근무자 처우개선이다. 나이트 근무를 일정 수준 했을 때 유급휴가를 하루 부여(야간근무 누적 7개당 1일 유급수면휴가)하는 것이다. 대부분 병원에 도입돼 있지만 노원을지대병원에는 없다. 임신 12주 이내 또는 32주 이후 여성조합원에게 하루 2시간 단축 근로시간을 적치해 주당 1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징계위원회·인사위원회에 노조 지부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16년 노조결성 이후 세 차례 단협을 개정했지만 의미 있는 내용이 신설되지 못했다. 그런데도 병원측은 전부 수용 불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 파업 장기화의 원인으로 을지재단 회장의 변하지 않는 태도를 지목했다.
“매년 교섭에서 병원장은 재단 회장에게 최종안을 승인받은 뒤에야 서명을 했다. 노사가 최종안을 도출해도 재단 회장이 연락이 되지 않아서 몇 시간을 기다리고 나서 합의에 이른 적도 있었다. 2017년 파업 당시에도 정치권 압박이 있었고, 홍성희 을지병원 이사장이 나서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과 홍성희 을지병원 이사장은 부부관계다.) 재단 회장이 결단해야 이번에도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 노사관계 개선에 큰 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다. 환자나 보호자를 위해서라도 노동조건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인 만큼 재단이 경영마인드를 바꾸고, 좀 열린 마음과 발전된 방향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