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윤 대통령, 기자회견서 김 여사 문제 사과해야”

민주당-조국혁신당 공동대응 모색 … 진보당 “하야”, 개혁신당 “임기단축”

2024-11-06     임세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와 해명’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6일, 여야에서 한목소리로 쏟아진 주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대통령 하야를 요청했다.

담화의 수위에 따라 대통령 탄핵을 공식화하지 않은 민주당에서도 불씨가 피어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16일 대정부 투쟁 성격의 연합집회 개최에 합의하고, 양당 공식창구를 열어 현 상황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야 6당 공동주최 집회까지 모색하고 있다.

민주당 “특검 수용 없으면 담화 의미 없어”
조국혁신당·진보당 “할 말은 하야뿐”

민주당은 담화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 수용이 나와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 전격 수용 없는 대국민담화는 의미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공식화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대통령 하야를 언급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3년은너무길다특위에서 “하야하겠다는 말 외에는 어떤 말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탄핵은 기정사실화됐고, 시점의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밝힐 것은 하야 의사”라며 “최소한의 구체적 조치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기대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 일정을 지난 4일 밤 10시에 밝혔고, 다음날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저항에 맞서고,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5일 95분간 국정 성과와 향후 과제 브리핑을 하며 국정 성과를 홍보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정국 공동대응에 나선다. 이날 신장식·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과 김민석·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16일 연합집회를 개최하고, 이를 야 6당 공동주최로까지 확대를 모색하는 데 합의했다. 공식 대화창구를 열어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김 의원과 천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 온 의원들이다. 민주당은 아직까지는 탄핵을 공식 입장으로 내비치진 않아 왔다.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뒤 입장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도 “김건희 여사 사과 필요”

국민의힘에서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불거진 우려와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은 확실히 있어야 하고,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것이 필요조건으로 담화에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과 특별감찰관 임명,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 단행을 요구해 왔다.

윤 대통령의 방어적 태도를 경계하는 입장도 나왔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불법은 아니다, 인위적인 개각은 안 한다, 박절하지 못해서 그랬다는 말은 금기어”라고 했다. 신 전략기획부총장은 “정치는 불법과 합법을 따지는 게 아니고, 개각은 언제나 인위적인 것이며, ‘박절’은 여당 대표에는 박절하게 대했냐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2월 KBS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통령이나 영부인이 박절하게 대하긴 어렵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개혁신당은 임기 단축 개헌과 내각 총사퇴를 주장했다. 허은아 대표는 이날 오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개헌은 누구도 하지 못했기에 깃발을 꽂으라는 것이고, 내각 총사퇴는 완전한 물갈이를 의미한다”며 “비상상황에서는 비상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