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8번 ‘주인’ 바뀐 경남제약, 먹튀방지법 필요
잦은 매각에 기업 부실화 … “사태 반복 막으려면 법·제도 개선 필요”
비타민 ‘레모나’로 유명한 경남제약이 지난 6월 휴마시스에 인수되면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커지고 있다. 20년간 8번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기업이 부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먹튀’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는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마시스에 매각된 뒤 현재까지 80% 무상감자와 시설·설비투자 목적으로 193억원의 유상증자를 발행했지만 아직까지 아산공장에 대한 실질적 투자계획은 확인할 수 없다”며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1957년 설립된 경남제약은 대표적인 충남 아산의 ‘향토기업’이었다. 그런데 2003년 녹십자 계열사 녹십자상아에 첫 인수된 뒤 최근 휴마시스까지 최대주주가 8번이나 바뀌었다. 잦은 매각으로 사업의 지속성은 물론이고 직원들의 고용안정도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부는 “대주주 지분을 인수하고 들어온 경연진들은 경영정상화는 뒤로한 채 ‘감자 → 유상증자 → 재매각’을 통해 2~3년에 한 번꼴로 인수자금의 2배 이상 시세차익을 챙겼다”며 “경남제약지회는 경남제약 회장과 인수사에 매각 관련 교섭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먹튀방지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현주 노조 경남제약지회장은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은 기업사냥꾼이 하루아침에 회사를 인수해 단기간에 차익을 남기고 상장폐지, 청산 위기 등 노동자 삶을 불안으로 빠뜨리는 것을 방조하고 있다”며 “경남제약 사태 반복을 막기 위해 법·제도를 개선해 먹튀와 기업사냥꾼 근절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