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희망퇴직 11번가] “최대주주 SK그룹 책임져라” 노동자 반발 커져

SK11번가노조 결의대회 … “11번가 망친 SK그룹 지분 100% 인수해야”

2024-05-13     강예슬 기자

SK그룹 계열사 전자상거래 업체 11번가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SK11번가노조와 정보통신미디어노조연맹, SK그룹노조협의회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SK그룹은 11번가를 100% 지분인수해 책임 경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11번가의 구조조정 배경은 유통 생태계 변화에 따른 누적적자 확대다. 11번가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 8천655억원을 기록했지만, 누적 영업손실은 1천258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11번가의 최대주주 SK스퀘어(지분 80.26%)는 국민연금 등 재무적투자자(FI)에서 5천억원을 유치하면서 2023년 9월 기업상장을 약속했지만, 상장에 실패했다. SK스퀘어는 SK그룹의 중간지주사다.

지난해 12월 SK스퀘어는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행사를 포기했고 현재 11번가는 FI 주도로 매각이 추진 중이다.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포기한 이후 11번가는 구조조정과 업무 전환배치를 실시해 노조 반발을 사고 있다.

첫 희망퇴직은 지난해 12월 만 35세 이상, 만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같은달 하형일·안정은 11번가 공동대표는 노조와 만나 “이후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3월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희망퇴직을 받았다.

SK11번가노조는 “11번가 대표이사는 추가적인 강제 인사발령이나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하고, SK11번가노조와 고용안정협약 체결도 약속했다”며 “하지만 약속한 고용안정협약은 아직까지 초안도 전달되지 않았고 여전히 11번가의 경영 정상화는 요원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헌신짝 내버리듯 11번가를 매각시장에 내던진 SK그룹 경영진의 안하무인 태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11번가를 망친 SK그룹이 직접 11번가를 살려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