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건설 노동자 “외국인력 도입 시도 중단하라”
“도입 근거 ‘인력난’ 자료 신뢰할 수 없어” … ‘샤힌프로젝트’ 수요 1만9천명 “과장”
플랜트건설 노동자들이 정부에 외국인력 도입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위원장 이주안)는 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건설자본의 주장과 달리 플랜트건설현장에는 내국인력 공급이 충분하다”며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플랜트건설현장에서 내국인력이 부족할 경우 외국인력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정부는 소모적인 플랜트건설현장 외국인력 도입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노조는 기자회견 뒤 플랜트건설 노동자 4만여명이 서명한 외국인력 도입 시도 중단 촉구 서명지를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실에 전달했다.
플랜트건설은 발전소와 유전설비, 석유화학공장 같은 대규모 생산설비를 짓는 산업으로 일반 건설현장과 달리 기술유출 우려가 커 외국인력 공급을 차단해 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외국인력 도입 전면 확대 정책에 따라 지난해부터 플랜트건설현장도 외국인력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에스오일이 울산에 짓는 9조원 규모 공사인 샤힌프로젝트에 투입할 플랜트건설 인력이 모자라다는 게 주된 근거다.
그러나 노조는 정부와 건설사 주장과 달리 플랜트건설 노동자가 도리어 일자리가 없어 실업을 겪는 수준이라고 맞받았다. 노조는 “건설자본은 석유화학 플랜트건설 분에서 올해와 내년 인력수요가 각각 4만7천265명, 5만1천222명인데, 인력공급은 각각 3만6천585명, 2만6천789명에 불과해 인력난이 심하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노조 조합원수만 놓고 보면 석유화학 플랜트가 소재한 울산과 여수, 서산지역 조합원만 7만1천928명으로 플랜트건설현장 내국인 공급이 되레 과다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샤힌프로젝트의 인력난 주장도 과장됐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샤힌프로젝트 공사 절정기 하루 1만7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건축공사에 투입되는 인력이다. 실제 플랜트건설 인력은 건축공사 인력과 관리인력을 제외하면 1만명이 되지 않는다”며 “건설자본의 인력난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는 아전인수식 억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주안 위원장은 “샤힌프로젝트의 제작물량 대부분이 중국으로 넘어갔고 오히려 이로 인한 실업난이 가중돼 플랜트건설 노동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런데도 인력부족을 주장해 플랜트건설노동자 고용을 더욱 위협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