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판매 노동자 “사용자 불성실 교섭 못 참아”
11차례 교섭에도 결렬, 파업 ‘95.3%’ 찬성 … “무노조 경영 관성으로 부당노동행위”
삼성전자판매㈜ 노동자들이 사용자쪽과 교섭을 중지하고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 삼성전자판매지회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쪽은 교섭이 4차례 진행될 때까지 입장을 전혀 내지 않고 노조 요구안에 반대만 반복하다 5차 교섭에서야 1%대 임금인상률을 제시하며 노동자를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더 이상 사용자의 불성실 교섭과 무노조 경영을 참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판매 노사는 3월9일부터 지난 8일까지 올해 임금교섭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11차례 진행했다. 노조는 임금인상률 10%와 2022년 체결한 단체협약 준수, 성과급 제도 개편 등을 요구했다. 2013년 도입한 삼성전자판매 성과급 제도는 최저 매출목표를 채우면 지급받는 방식으로, 지급율은 0.7% 수준이다. 노조는 또 판매직군과 비판매직군 간 차별도 존재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사용자쪽이 2022년 단체협약도 이행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근무시간단축 시범운영을 합의했으나 1년이 지나도록 이행이 없다는 것이다. 노조는 “여전히 삼성의 무노조 경영 기조가 작동하는 것 아니냐”며 “단체협약 불이행은 부당노동행위로 노조를 약화시키려는 사용자쪽의 대표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사용자쪽은 5차 교섭에서 1.8% 임금 인상을 제시했을 뿐 성과급 제도 등에 대한 개편 등은 응하지 않았다. 노조는 8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노조에 따르면 사용자쪽은 조정회의에서도 임금인상률을 2%로 상향하고 복리후생을 수정해 제출하는 데 그쳤다. 결국 노조는 19~2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95.3% 찬성율로 가결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9일 삼성강남 매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할 계획이다.
노조는 “오늘(28일) 기자회견에도 삼성전자판매가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지 않는다면 전면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LG하이프라자와 롯데하이마트 같은 다른 기업 판매노동자도 연대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