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노조와 차별’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출범

창구단일화 제도 개선 추진 … 김문수 경사노위원장도 찾아

2023-02-22     강예슬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열린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발대식에서 참여 노조 대표자들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등 외빈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이른바 ‘MZ노조’를 표방하는 노조들이 생산직과 사무직의 임금 차이, 교섭대표노조와 소수노조의 교섭권 등 사내 불평등을 개선하겠다며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의장 유준환)를 출범했다. 교섭대표노조가 확정되면 소수노조는 유명무실해지는 창구 단일화 절차 제도 개선, 기존 노조의 쟁의 형식과 다른 새로운 운동 등을 기치로 걸었다.

이들 노조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협의회 발대식을 열었다. 협의회는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한국가스공사 더 코가스 노조·금호타이어 사무직노조·부산관광공사열린노조·코레일네트웍스본사일반직노조·LG에너지솔루션연구기술사무직노조·LS일렉트릭사무노조 8개 노조가 주축을 이룬다.

전체 조합원 규모는 6천여명 수준으로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 위원장이 의장을,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이 부의장을 맡았다.

송시영 부의장은 8개 노조에 대해 “교섭대표노조 권한 독점 문제, 사기업체의 경우 생산직·사무직 간 불평등한 대응의 문제, 공기업의 경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갈등으로 노조가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활동하면 할수록 조직구성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고 협의체 구성 배경을 밝혔다.

협의회는 앞으로 △창구단일화 절차 제도 개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같은) 불공정 전환 사례 해결 요구 △노동조합 문화 인식개선 사업 △소수사업장 근로자의 의견 청취 △노동조합 문화인식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창구단일화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3월 정부와 정치권을 찾아 간담회를 열고, 입장문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쟁의행위에 대해서 송 부의장은 “쟁의행위와 시위는 노조의 기본권”이라며 “시위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바뀐 만큼 시위방식을 연구해 실질적인 효과를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노조 회계장부 공개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유준환 의장은 “노조의 회계가 투명해야 한다는 것에 반대할 노조는 없을 것”이라며 “양대 노총은 법적 정당성이 있는지 문제를 제기한 것이고 그 부분에서 법조항이 애매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 의장은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도 1천명 이상 노조로 2월15일 회계자료를 일단 제출했지만 추후 정부의 추가적인 요구가 있을 때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인지 확인을 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양대 노총에 반하겠다는 조직이 아니다”며 “편견 없이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기존 노조 정책·철학과 이견을 보이는 데다 정부가 협의회를 기존 노조와 대척점에 있는 ‘새로운’ 노조로 부각시키고 있다. 기존 노동계와 정부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협의회가 자주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출범식에 찾아 “윤석열 대통령은 법치주의와 회계투명성 확보가 노동개혁의 첫걸음이라고 했다”며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국민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법치와 원칙’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은 투쟁의 함성보다 바른소리, 옳은 소리에 더 귀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