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재개 철도 노사 ‘평행선’

사고 후 대책 마련에 노사 공동 ‘협의회’ 추진 … 통상임금·승진포인트 포함 기존 의제 입장차

2022-11-18     이재 기자

철도노조(위원장 박인호)가 최근 사용자쪽과 교섭을 재개했다.

노조는 임금·단체교섭 결렬 42일 만인 지난 15일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사고 이후 긴급대책 마련 필요성에 공감한 노사가 교섭을 재개했다고 17일 밝혔다. 노조는 사고와 관련해 오봉역연합지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인력충원과 작업환경 개선 방안, 그리고 전국 단위 수송업무 노사공동 실태조사가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이는 사고 직후에도 노조가 요구한 것으로 외부전문가 참여도 함께 제안했다. 철도 노사는 노조 노동안전실장과 공사 물류본부장을 대표로 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 밖에 다른 교섭 의제도 논의했다. 통상임금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을 마련하면서 통상임금 소송에 따라 지급해야 할 실적급을 총인건비에서 집행하라고 한 뒤 불붙은 갈등이다. 노조는 600억원으로 추산하는 추가 소요 인건비를 공사가 정부를 상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공사는 통상임금 6개 항목 지급기준을 바꾸고 시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해소하겠다고 맞섰다.

승진포인트 제도 도입 같은 핵심 사항도 논의했으나 결렬 당시와 마찬가지로 의견 접근을 이루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 노사는 실무교섭을 이어 갈 방침이다. 오봉역 사고에 따라 안전인력 확충 필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섭은 재개했으나 입장차를 확인하면서 여전히 철도노동자들은 파업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노조는 지난달 24~26일 사흘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투표율 89.7%, 찬성률 68.09%로 가결했다. 협상에 진척이 없다면 예정대로 다음달 2일께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