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무산’ 이후 진보정당 독자후보 행보 본격화

이백윤 노동당·변혁당 공동후보 대선출마 선언 … 한상균 전 위원장은 후보 사퇴

2022-01-13     연윤정 기자
▲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 이백윤 공동투쟁본부가 12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의 농성 천막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백윤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진보정당 대선후보 단일화 논의가 최종 결렬됨에 따라 논의에 참여했던 진보정당들이 독자노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김재연 진보당 후보에 이어 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 공동후보인 이백윤 후보가 12일 대선출마를 공식화했다. 민중경선 참여를 전제로 대선출마를 선언했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후보직을 사퇴했다.(본지 1월11일자 7면 ‘진보진영 단일화 결렬 배경과 전망’ 기사 참조)

이백윤 “내 삶을 바꿀 사회주의 여기에 있다”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 이백윤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천막농성장이 차려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백윤 후보 대선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후보는 변혁당 충남도당 대표로 지난달 29일 3파전으로 치른 경선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이 후보는 2005년 기아차 경차 모닝 위탁공장인 동희오토에 입사해 노조활동을 하다 해고·구속됐고, 2010년 현대기아차 본사 앞 농성 끝에 복직했다가 2016년 퇴사했다.

이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진정한 자유와 평등, 연대로 공존과 존엄, 생명으로 착취와 차별을 뒤엎어야 한다”며 “자본주의와 손잡는 가짜 진보가 아니라 삶을 바꿀 사회주의라는 대안이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고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민주적·사회적 경제체제 △안전한 일터·완전고용 위한 노동체제 △사회·국가책임 복지사회 △기후정의·생태사회로의 전환 등 ‘2022년 대선 체제전환을 위한 7대 핵심과제와 방향’을 제시했다. 공동투쟁본부는 노동당·변혁당 등 좌파블록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공동대응을 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결성했다.

한상균 “단일화 무산 사과, 광장정치로 이을 것”

단일화 논의 무산에 따라 논의에 참여했던 진보 5당 중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녹색당을 제외하고 모든 정당에서 독자후보로 나서는 것과는 다르게 민중경선을 주장한 한상균 전 위원장은 후보직 사퇴 소식을 알렸다.

한상균 전 위원장과 한상균 대통령후보 선대본 추진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노총, 진보 5당과 함께 단일화 협의에 참여했던 한 주체로 역사적 합의를 만들어 내지 못한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민중경선 단일화 무산에 따라 후보운동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민중경선 추진 조합원 서명운동본부 상임공동본부장인 한 전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노동자 대통령 후보로서 진보 후보단일화를 이루겠다”며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며 “노동정치 복구와 진보정치 연대연합, 직접민주주의 광장정치라는 담대한 첫걸음을 뗄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본 추진위 관계자는 “전날 치열한 토론을 거쳐 진보정치 연대연합을 모아 내는 정치운동을 지속적으로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구체적인 방식은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김재연 “젠더 갈등 부추기는 대선판” 비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젠더 갈등’과 관련해 “성별 갈라치기는 40년간 우리 사회를 갈라놓은 지역주의 이상의 갈등 요소가 될 수 있기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여성이든 남성이든 청년이 겪는 어려움을 정치가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범여권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일화 계획은 없다. 양당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단일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개헌 구상에 대해서는 “핵심은 기본권과 사회경제권을 강화하는 것이며 지방분권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선대위는 이날 온라인으로 2030여성선대위 ‘이젠 더 못참아(이 Gender 못 참아)’를 발족했다. 2002년생부터 1983년생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김재연 후보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김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청년들이 처한 위기를 성찰하고 책임지는 모습보다는 경쟁적으로 젠더 갈등을 조장하며 대선판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2030 여성유권자의 매운맛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