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이츠 집단해고 사태, 539일 만에 일단락

금속노조 “민·형사 소송 취하, 농성장 정리” … 한국게이츠지회 “외국인투자법 개정 힘쓸 것”

2021-12-20     강예슬 기자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한국게이츠 노동자 투쟁이 집단해고 539일 만에 일단락됐다.

19일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국 게이츠 본사와 지회가 해고 노동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다만 지회가 요구하던 고용승계는 합의안에 담기지 못했다. 노사가 그동안 제기했던 민·형사 소송은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한국게이츠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대구 공장 앞과 한국게이츠 대구공장 부지를 매입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디큐브시티에 위치한 대성산업 앞 농성장을 같은날 정리했다.

한국게이츠는 지난해 6월26일 코로나19를 이유로 폐업을 통보했다. 매출이 예년보다 줄긴 했지만, 여전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본 먹튀 논란’이 일었다. 147명의 노동자 중 19명이 복직·고용승계 투쟁을 이어 왔다.

고용승계와 복직을 요구하는 500일 넘는 투쟁에도 꿈쩍 않던 게이츠는 지난달 22일 본격적으로 지회와 대화를 시작했다. 해고 노동자들이 대성산업 본사를 점거해 단식농성을 10일 동안 이어 오면서다. 이후 지회는 미국 게이츠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쪽과 대화해 왔다.

송해유 지회 사무장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한국게이츠 투쟁을 통해 론스타·쌍용자동차 투쟁을 다시금 상기하게 됐고, 어떻게든 변화시키고자 노력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게이츠 문제는 마무리됐지만 제대로 된 외국인투자 촉진법(외국인투자법)이 만들어질 때까지 어떤 자리든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최근 외국계기업의 먹튀를 방지할 외국인투자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외국인투자위원회에 노동계 인사를 포함하고, 위장폐업과 같은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외국계기업 투자지원금을 회수하는 조치를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