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 노조 13년 만에 쟁의행위 예고

“직원들은 임금 동결했는데 지난해 배당금 잔치”

2021-08-13     정소희 기자

킴스클럽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의 2개 노조가 13년 만에 쟁의행위를 예고했다.

이랜드리테일민주노조연대는 12일 “2007·2008년 비정규직 투쟁 이후 13년 만에 쟁의행위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랜드리테일이 직원의 급여나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고 주주에게만 이익을 배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에는 서비스연맹 이랜드노조와 상급단체가 없는 뉴코아노조가 속해 있다. 다음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연대는 금융감독원 기업공시 자료를 통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이랜드리테일의 현금흐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5년간 3천억원에 달하는 돈을 투자활동에서 회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현금흐름은 유·무형자산에 투자하는 돈인데, 음수가 아닌 양수가 나온 것에 대해 “설비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했다.

배당금 지출도 지나친 수준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이랜드리테일의 순손실은 2천257억원인데 비해 배당금은 663억원이다. 현재 연대는 배당금 흐름이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일가에 어떻게 배분됐는지를 분석 중이다.

정주원 이랜드노조 사무국장은 “지난해 코로나19 고통분담 차원에서 전 직원이 임금을 동결하고 무급휴직을 하는 등 희생했지만 회사는 적자임에도 대주주에게는 배당금 잔치를 벌였다”며 “마트 점포마다 비용절감 명령이 떨어져 고기를 포장하는 부자재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데 회사는 직원의 급여나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랜드리테일 기업공시를 분석한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동종업계인 이마트·롯데쇼핑은 지난 5년간 투자액이 수조원에 달한다”며 “이랜드리테일은 기존 설비자산을 매각한 상황에서 경영진이 기업을 계속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