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위기 심화, 부평2공장 9월 가동중단
부평1공장은 ‘2교대 → 1교대’ 전환 … “현장노동자 불안 커져 … 정보 투명 공개해야”
한국지엠이 반도체 수급 문제로 9월부터 부평1공장을 주야 2교대 근무에서 1교대로 전환하고, 부평2공장 생산은 전면 중단한다고 밝혀 노동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에 따르면 카허 카젬 사장이 이날 오전 지부와의 면담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회사 계획에 따라 한국지엠 매출효자 상품 노릇을 하던 트레일블레이저도 생산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사측은 생산일정 변경 사유로 대만 반도체 생산업체 TSMC의 가동 중단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말레이시아 반도체 공장 또한 코로나19 위기로 생산이 감소한 점을 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지속해 온 반도체 수급문제로 한국지엠은 올해 상반기 생산계획을 채우지 못했다. 사측은 부평1공장과 부평2공장에서 각각 3만여대, 3만4천여대 생산 손실이 났고, 창원공장에서는 7천대 손실이 났다고 밝혔다.
현장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부평공장 조합원은 “휴가 전에는 조립부에 있던 바디(생산 중인 차체)를 빼더니, 지금은 차체·도장 공정 바디까지 빼겠다는 것”이라며 “군산공장이 폐쇄될 때 상황과 유사해 조합원들은 회사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부평2공장의 경우 내년 8월 이후 폐쇄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추석 전까지 지금 나온 전면생산중단설은 노동자 불안심리를 굉장히 자극하고 있다”며 “임단협 잠정합의 부결 이후 공포심을 더 극대화하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반도체 수급 위기는 실재하지만, 노동자에게 투명한 정보 공개가 되지 않으면서 불안감을 고조시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온명근 한국지엠지부 자문위원은 “말레이시아의 경우 6월부터 코로나19가 심해져 지난달 말 기준 4차례 락다운이 이뤄져 (반도체) 물량이 부족하다”며 “반도체 문제가 심각한 것이 사실이지만 문제는 어느 부품이 어디에서 어떻게 들어오는지 투명하게 공유되지 않고, 언제 조업을 재개할지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부는 이날 오후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고 사측이 부평2공장에서 바디를 빼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일방적으로 바디를 뺄 경우 비상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부평1공장 생산계획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 후 특별노사협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또 사측에 교섭재개와 함께 교섭안 추가제시를 요구하기로 했다.
지부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전 간부가 11일 출근투쟁을 재개한다. 같은날 오전 한국지엠본관 앞에서 교섭 촉구 결의대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