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청소노동자 사망 38일 만에 공식 사과

오세정 총장 “고인·유족·노동자에게 사과” … 민주일반노조 “공동조사단 꾸려야”

2021-08-03     정소희 기자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기숙사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과했다.

2일 서울대는 오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하며 “고용노동부 직장내 괴롭힘 조사 결과 관악학생생활관에서 괴롭힘이 있었다고 판정했다”며 “고인·유족·피해 노동자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오 총장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26일 서울대 기숙사를 청소하던 50대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뒤, 오 총장은 지난달 13일 위로와 애도를 담은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대는 이날 “이번 주 내로 유족·피해 노동자를 모시고 간담회를 개최하고자 한다”며 “서울대는 노동부 행정지도 내용에 따라 충실히 이행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노조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일반노조는 오 총장의 입장문에 대해 “유족·고인·노동자에 대한 사과는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너도 나도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이 역겹다’고 발언한 구민교 교수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간담회 일정은 학교가 일방적으로 잡은 것으로 노조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노조 의견을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공동조사단을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공동행동도 “총장의 사과가 말로 그치지 않으려면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며 “기숙사 청소인력을 충원하고, 노조와 공동조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