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주5일근무'요구 7만여명 파업

당초 예상보다 규모 줄어...3일 중집위서 5일이후 일정 확정

2000-06-01     황보연 기자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 소속 7만여명의 조합원들이 주5일 근무제 도입 등 3대 핵심요구를 내걸고 31일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138개노조 70,615명이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파업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조합원 총회투쟁 등을 벌인 노조는 43개노조 6,846명으로 집계됐다.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주5일 근무제 도입, IMF피해 원상회복,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 주요 요구에 대해 정부가 납득할 만한 답변을 내지 못했다"며 "3대 노동현안에 대한 일괄타결을 위해 예정된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5일 근무와 관련, 대통령이 긍정검토 발언을 한 것은 정부당국의 태도변화로 진전된 것으로 평가하지만 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발표가 있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번 파업에는 당초 민주노총이 밝혔던 150여개노조 10만여명에 비해 3만여명 정도 줄어든 인원만이 동참했다. 또 7만여명중 18,062명은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앞두고 대한항공과 10곳 병원사업장에서 정부와 사용주들이 양보안을 내놓아 노조요구에 근접하는 안으로 타결되거나 교섭 여지가 남아 당초계획보다 줄어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민주노총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에 31일 신고필증이 교부되는 등 정부가 이전에 비해 전향적인 태도를 내비치고 있다며 총파업 투쟁의 성과로 꼽기도 했다.

파업의 핵심대오는 축협노조와 병원노조들이다. 축협노조와 축협중앙회노조는 강제통합 반대투쟁을 계속 벌여온 연장선상에서 1만여명이 파업에 들어갔고 서울대병원, 경희의료원 등 24개병원 1만7백명이 파업을 벌였다. 이밖에 금속산업연맹에서 한국중공업, 한국전자 등이 파업에 돌입했고 금호타이어, 엘지화학 등이 파업에 들어갔다고 민주노총측은 밝혔다. 쟁의행위를 결의한 KBS노조는 3일부터 파업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이날 수도권 종묘집회를 비롯해 대전, 부산 등 전국 주요도시 15여곳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앞으로의 일정과 관련, 민주노총은 1∼3일 동안 추가로 7천여명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4일 전국노동자대회 이후 5일부터의 투쟁일정에 대해서는 3일 저녁 중집위에서 최종 결정한다.

한편 노동부는 이날 민주노총 파업에 대해 90개노조, 3만2천400명이 파업에 들어갔다고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