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노조들 만난 김우남 회장 “요구 수용”

2월28일 출근저지로 한때 대치 … 경영위기 현안과 고용안정 요구 전달

2021-03-02     이재 기자
▲ 마사회노조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이 출근길을 막아선 마사회 노동자들과 만나 고용안정 요구와 경영 제안을 듣고 수용의사를 밝혔다.

1일 마사회노조(위원장 홍기복)에 따르면 노조는 마사회전임직노조·마사회경마직노조와 함께 지난달 28일 오전 8시부터 김우남 회장 출근을 저지하고 면담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제주경마공원에 먼저 모습을 보인 김우남 회장은 이날 정오께 경기도 과천 서울경마공원 마사회 본관 앞에 나타나 짧은 대치를 한 뒤 노조와 면담에 응했고,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출근 저지에 나선 조합원 80여명은 투쟁 종료를 선언하고 해산했다.

면담에서 노조는 온라인 마권 발매와 노동자 고용안정 등 현안과 김우남 회장에 대한 우려사항을 전달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마 시행에 어려움을 겪은 마사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관중 입장이 제한돼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이 무관중 경마를 시행해 상금이 회당 70억원 가까이 지출되면서 재정난에 빠진 상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중이 온라인으로 마권을 살 수 있는 온라인 마권 발매 제도를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노조는 김우남 회장이 국회의원이던 당시 마사회 노동자의 급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반마사회 행보를 보인 점을 문제 삼았다. 또 김우남 회장이 제주도지사 출마에 앞서 거쳐 가는 용도로 마사회장에 취임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같은 요구사항을 들은 김우남 회장은 노조의 비판과 의견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에 앞서 김우남 회장은 출근을 막아선 노동자들에게 경영위기 타파와 미래비전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도 하는 등 유화적인 자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예정된 업무보고나 유관단체 면담 등 일정도 노조의 요구에 따라 취소하고 3개 노조 위원장과 먼저 면담을 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홍기복 위원장은 “조합원의 참여 덕분에 신임 회장의 본관 출입을 저지하고 면담을 성사했다”며 “그간 낙하산 인사로 신음했던 마사회 노동자들이 비록 1일뿐이지만 신임 회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노동자의 의견을 전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우남 회장은 17대·18대·19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로 출마했지만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