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민주노총 총파업 의미>

'주5일제 총파업'..."하반기 노동법개정이 관건"

2000-06-01     황보연 기자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의 2000년 첫 총파업이 31일 시작됐다.

지난 96년 날치기 노동법에 항의하는 대규모 총파업 이후 민주노총은 매년 총파업을 벌여왔다. 98년 5월27일 금속산업 노조를 중심으로 123,416명이 파업에 참여했고 99년 4월19일에는 서울지하철노조를 중심으로 총파업을 벌였다.

올해 다시 7만여명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돌입했는데, 민주노총의 이번 파업은 예년과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파업규모에 대해 민주노총은 예년에 비해 적지 않은 숫자로 보고 있다. 98년 파업에 돌입한 12만명중 9만명이 금속산업연맹 산하노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올해 자동차노조 등 대형사업장이 빠진 속에서도 7만명의 결집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은 각 연맹별로 비교적 고른 파업참여율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폭발력을 갖고 있는 주요 사업장이 이번 파업에서 빠지면서 사회적 파장은 예년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98년 현대차구조조정, 99년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 현안문제가 주요 쟁점이 됐던 반면, 올해는 지난 1월18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의 총파업 결정이후 중앙차원에서 꾸준히 '노동시간단축'이라는 제도개선 이슈를 부각시켜내고 투쟁을 조직해 왔다는데서 이번 파업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이 실제 하반기 노동법 개정의 여지를 확보하는 매개고리로 작용할 것인지가 관심. 이와관련 민주노총은 이번 파업을 조직하면서 '노동시간단축'이라는 쟁점을 상당부분 형성시켜냈다고 평가하고 있어 총파업 이후로도 하반기 법개정을 위한 막바지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총파업 돌입 직전에 일부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주5일 근무제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언급,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합법화, 임단협에서의 진전된 내용 등을 나름대로 성과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