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심상정 후보 “노동존중” 메시지 발표
투쟁사업장 공투위, 노동절에 전태일다리 찾은 심상정은 ‘통과’ 안철수는 ‘거부’
5·1 노동절을 맞아 문재인(더불어민주당)·안철수(국민의당)·심상정(정의당) 후보가 ‘노동존중’을 앞세운 메시지를 잇따라 내놨다.
◇심상정 “노동은 존엄하다”=심상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 전태일다리(버들다리)를 찾아 노동헌장을 발표했다. 심 후보는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양도할 수 없는 천부의 인권을 가지고 태어나기에 인간의 모든 노동은 존엄하다”며 “노동은 풍요로운 삶과 정의로운 사회,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기둥이며 견인차”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서 노동이 경시되고 천시될 뿐 아니라 분단을 매개로 이념의 올가미가 씌워져 불온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교사와 공무원,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필두로 헌법 33조가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인 노동 3권마저 유린당하며 노조할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정의당은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통해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만들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것”이라며 △노동존중 정신 헌법 구현 △양질의 일자리 보장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적용 △안전한 작업환경 구축과 노동시간단축 △유보 없는 노동기본권 보장 △기업경영참여와 정치활동 보장을 약속했다. 노동헌장 발표를 마친 심 후보와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전태일다리에 위치한 전태일동상에 헌화했다.
◇안철수, 전태일다리 행사 저지당해=안철수 후보도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서 ‘청년 전태일이 꿈꿨던 참다운 노동의 미래-청년 전태일과의 만남’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민주노총 소속 일부 노동자들에게 저지당했다. 노동자·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노동자들은 안 후보 행사가 열릴 전태일동상 앞에서 피케팅을 하면서 “안 후보는 전태일동상 앞에 설 자격이 없다”며 “안 후보 노동공약에는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직무형 정규직에다 2022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 담겨 있는 등 노동자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측은 해당 노동자들에게 “불법점거”라며 자리를 비켜 달라고 요구했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우리는 폭력을 원하지 않는다”며 행사를 포기했다. 안 후보는 발길을 돌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노동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안 후보 지지자들과 해당 노동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충돌이 우려되자 경찰이 양측을 분리시키기도 했다.
안 후보는 노동절 메시지에서 “22살 청년 전태일의 꿈을 되새기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가면서 청년들이 꿈꿀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노동자 미래가 불안하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문재인 “노동존중이 핵심 국정기조”=문재인 후보는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노동정책’을 통해 “이제 대한민국에서 노동자 희생은 끝내야 한다”며 “다음 정부는 경제성장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정부의 성장정책 맨 앞에 노동자의 존엄과 노동의 가치를 세우겠다”며 “노동존중이 새로운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를 위해 △노동기본권 보장 △노동소득 보장 △비정규직 차별 해소 △산업안전 보장을 골자로 한 노동정책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