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유일호 부총리 유임"
유일호 유임 가닥 잡은 더불어민주당 '불쾌' … 노동계 "유일호·임종룡 모두 사퇴하라"
2016-12-13 배혜정
황 권한대행은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1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제 분야는 그간 호흡을 맞춰 왔던 유일호 경제부총리 중심의 현재 경제팀이 책임감을 가지고 각종 대내외 리스크 및 경제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제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챙겨 주실 것을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과 외환시장은 변동요인이 많은 만큼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중심으로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취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회에서 경제 컨트롤타워에 박근혜 대통령이 내정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임명할지 여부를 확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유일호 경제팀 유임을 거론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총리실은 "시급하고 해결해야 할 경제현안이 산적한 점을 감안해 유 부총리 중심의 경제팀이 혼연일체가 돼 적극 대응하라는 의미"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야당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일호 부총리 유임으로 가닥을 잡았던 더불어민주당은 황 권한대행의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무슨 선출직 인사권자인 것처럼 행동한다"며 "경제부총리 인사는 국회와 협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임종룡 내정자 카드를 받을지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당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했다. 의원총회에서는 임 내정자가 청와대 서별관회의 핵심 멤버인데다 금융권 성과연봉제를 강제로 도입하는 등 경제실정을 초래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불가론이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유일호도 임종룡도 대안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탄핵소추 이후 국정운영 원칙은 박근혜 부역자 청산, 정책 폐기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황교안을 비롯해 박근혜 적폐에 앞장섰던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유일호·임종룡이 아닌 국민의 신망을 얻을 수 있는 경제부총리를 임명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