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

2014-02-10     정기훈

▲ 정기훈 기자
마냥 웃지도, 그렇다고 내내 울지도 않던 사람들. 다들 토끼 눈을 해서는 고개 들어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거나, 스마트폰 꺼내 들고 고개 묻었다. 보다 못한 누군가 만세삼창을 제안했지만, 버릇처럼 주먹 뻗어 구호를 외쳤다. 쌍용차 정리해고는 무효라고 법원은 판결했다. 그 자리 모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변호인은 오래전 끊었던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해고자는 평택 사는 팔순 노모에게 전화했다. 잘 들리지 않았던지 늙은 엄마는 자꾸 되물었다. 회사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축하한다"고 말했다. 따라 늙은 아들이 그제야 슬쩍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