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고 최종범씨 관련 교섭요구 거부

“협력업체에 권유하겠다” … 31일이면 고인 사망 한 달

2013-11-25     김학태
▲ 금속노조가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경비담당자에게 교섭요구 공문을 전달하고 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가 천안센터에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종범씨와 관련한 금속노조의 교섭요구를 거부했다. 31일이면 최씨가 사망한 지 한 달이 되는데도 사태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24일 노조에 따르면 노조가 지난 21일 전달한 교섭요구 공문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는 교섭참가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22일 박상범 대표이사 명의의 공문을 노조에 보내 “교섭에 참여할 당사자는 고인과 근로관계에 있던 협력사 삼성TPS(주)가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당사는 해당 협력사가 귀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교섭사항들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권유하겠다”고 덧붙였다. 고 최종범씨가 일했던 천안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협력업체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노조는 22일 다시 공문을 보내 26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노조 회의실에서 교섭을 개최하자고 재차 요구했다. 노조는 교섭요구를 계속할 예정이지만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삼성전자서비스에 △고인에 대한 공개사과와 책임자 처벌 △표적감사와 노조탄압 중단 △건당 수수료제도 폐지와 월급제 도입 △고인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는 요구안에 앞서 교섭 주체를 놓고 팽팽히 맞서 있다. 양측이 평행선을 그을 경우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쟁의행위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현재 고 최종범씨 사망 대책과는 별도로 삼성전자서비스 35개 지역 거점센터와 임금·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 1월께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열사대책 투쟁과 임단협 투쟁을 연계시키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이달까지 삼성전자서비스의 대응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