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무라인 사령탑 교체

윤여철 부회장 사의, 후임에 김억조 울산공장장 승진 발령

2012-01-19     구은회
현대자동차 노무총괄담당 윤여철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근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 분신사태가 직접적 계기가 됐다. 현대차의 노무관리정책이 변화할지 주목된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윤 부회장은 이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면담한 뒤 사의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노조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갈등적 노사관계가 예견돼 왔고, 최근 조합원 분신사태로 울산 엔진공장의 조업이 중단되는 등 노사관계가 악화됐다. 사실상 윤 전 부회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단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의 조업 중단 사태로 ‘3년 연속 무파업’ 기록이 깨지면서 올해 현대차 노사관계는 격랑을 예고했다. 현장통제에 반발해 일어난 분신사태 이후 노조는 윤 부회장이 직접 관장하는 공장혁신팀 해체를 주장하며 전면전을 선언했고, 회사는 업무방해와 생산차질 등을 이유로 문용문 현대차지부장 등을 고소한 상태다.

노사관계를 악화시킨 요인은 또 있다. 회사는 조합원의 노동조건과 직결되는 ‘장시간 근로 개선계획’을 작성해 고용노동부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노사 협의도 하지 않았다. 1천400명(현대차 900명·기아차 500명)을 충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개선계획서의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노사 간 불신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셈이다. 이 밖에 노사는 정년퇴직 대상자의 고용을 1년 연장해 주기로 한 단체협약 조항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노조 집행부 교체 2개월여 만에 노사가 극단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새 사령탑을 맞게 된 현대차 노무라인의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임 노무총괄은 김억조 울산공장장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맡게 됐다. 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출신인 김 부회장은 현대차 툴링센터 이사·상무·전무를 거쳐 현대차 선행생기센터 전무·현대차 생산개발총괄본부 부사장·현대차 체코공장장 부사장·현대차 울산공장장을 지냈다. 윤갑한 현대차 지원사업부장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울산공장장을 맡았다.

자동차 판매 출신인 윤 전 부회장이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노조와 갈등적 관계에 있었다면, 생산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신임 김 부회장은 노조와 정서적으로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다. 노무라인의 체계 개편이나 노무관리정책의 기조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