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원센터 폐쇄 과정 '의문투성이'

정부, 재위탁 못한다더니 새 기관 찾지 않고 폐쇄

2011-02-10     김학태 기자
지난해 12월22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안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위탁운영하고 있던 대한예수교장로회 서울노회 유지재단에 센터 폐쇄를 통보했다. 그런데 안산지원센터는 지난해 상담실적이 전국 8개 센터 중 세 번째로 높았고, 교육실적은 가장 좋았다.

게다가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서울노회 유지재단이 위탁약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폐쇄 8일 전에야 팩스로 방침을 통보했다. 재단이 2007년 구입한 방송장비를 활용해 미디어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한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약정과는 달리 위탁업무를 특정인에게 재위임했다는 이유도 들었다.

이에 대해 사실관계 논란이 일고 있다. 재단은 “방송장비는 구입한 지 1년 만에 노동부가 사업을 중단하라면서 회수해 갔고, 센터 운영위원에 재단 산하 교회 대표들을 임명한 것을 재위임이라고 간주했다”고 비판했다.

사실 노동부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센터 폐쇄는 이례적인 조치였다. 재위탁을 위한 심사결과에 따라 재단과의 위탁계약을 종료한다고 해 놓고, 다른 위탁기관 선정을 위한 절차를 생략한 채 바로 폐쇄조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센터 상임이사였던 대한예수교장로회의 박천응 목사는 “재수탁을 받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위탁기관을 다시 찾지 않고 폐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동부와 공단이 5곳이었던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지난해에 8곳으로 늘렸다는 것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힘든 조치다. 공단은 "고충상담·통역지원·교육·문화행사·의료지원·쉼터운영 등을 수행했던 기존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의 기능을 언어통역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다른 7개 지역의 센터도 명칭을 ‘외국인력지원센터’로 바꿨다는 것이 공단의 설명이다. 다만 다른 지역과 달리 안산의 경우 ‘외국인력상담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운영을 다른 기관에 위탁하지 않고 공단이 직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목사는 “근로자 지원이 중심이었던 센터를 값싼 노동인력이 필요한 기업 입장에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